요양병원 초긴장···봉화에선 하루에 확진자 34명 쏟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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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북 봉화 노인의료복지시설인 푸른요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나왔다고 봉화군이 밝혔다. 〈br〉  이날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엄태항 봉화군수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북 봉화 노인의료복지시설인 푸른요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나왔다고 봉화군이 밝혔다. 〈br〉 이날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엄태항 봉화군수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푸른요양원에서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2명에 이어 34명의 추가 확진 환자가 5일 발생했다. 해당 요양원에서만 총 3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역대 최다 감염 사례다. 요양원·요양병원 등 고령자가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서의 집단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상당수 시·도는 뾰족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오전 봉화읍 소재 해성병원에 평소 앓고 있던 기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한 고령 환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들은 푸른요양원 입소자였다. 이에 봉화군과 해성병원은 2층 병동을 폐쇄하고 환자 41명과 의료진 및 업무종사자 등 70여 명에 대해 격리조치를 내렸다. 푸른요양원도 의사와 간호사, 입원 환자 등 112명에 대한 검체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3일에는 경북 경산의 서린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나흘 사이 입소자 6명과 근무자 7명 등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 고령 노인들이 모여있는 복지시설 등은 예방이 필요하지만 대다수 시도는 병원이나 시설의 개별적인 자구책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진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이 4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진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이 4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령 인구와 요양병원 등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도는 지자체에서는 가장 빨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노인요양시설·양로시설·장애인 거주시설·노인요양병원·정신요양시설·정신요양기관 등 1824개소에 대해 2주간 ‘예방적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코호트 격리란 감염자가 발생한 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다. 경기도의 조치는 이런 코호트 격리를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기관에서도 예방적 차원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2주간 해당 시설의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되고 물품을 반입·반출할 때도 반드시 소독을 거치게 된다. 이 지사는 “감염병에 있어서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원칙에 따라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게 됐다”며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이 고비를 함께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도 전국에 있는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 입소자를 코로나19 고위험 집단으로 분류해, 우선적으로진단검사를 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4일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사회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의심환자를 조기에 인지해 검사하는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고위험군을 선별해 진단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기저질환 여부 파악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가 활용된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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