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량ㆍ탈모ㆍ조상찾기…최대 56개 항목 유전자검사 서비스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조상 찾기, 탈모 가능성, 알코올 분해 능력, 지구력ㆍ단거리 운동 적합성…. 유전자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다양한 특성들이 새겨져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이 타고난 유전자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월한 유전자’란 표현이 있듯, 유전자는 적지 않은 것을 말해준다.

간편하게 택배를 이용해 간편하게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DTC 인증제 시범사업’을 통과한 마크로젠ㆍ테라젠이텍스ㆍ이원다이애그노믹스ㆍ랩지노믹스 등 4개 기업이 일제히 관련 서비스 상품을 내놓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허용한 ‘개인의 특성이나 건강’에 관련한 56개 유전자 검사 항목이 그 대상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DTC 유전자 검사 항목은 혈압ㆍ혈당ㆍ탈모 등 12개 항목으로 제한돼 사실상 서비스 이용이 거의 없었다.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는 3일 55개 항목을 대상으로 하는 비의료기관용 DTC(Direct to Consumerㆍ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진스타일 웰니스 55+’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진스타일 웰니스 55+’는 그동안 불허됐던 비타민D, 코엔자임Q10 등 각종 영양소 및 유산소운동 적합성 등 운동 특성, 기미ㆍ주근깨 등의 피부 미용, 원형 탈모 등 모발 관련 항목이 포함됐다. 또 식욕, 포만감 등 식습관, 각종 맛 민감도, 알코올ㆍ카페인 의존성, 불면증, 비만, 아침형-저녁형 인간, 퇴행성 관절염 감수성 등 건강 및 개인 특성 관련 항목도 추가됐다.

급증하는 글로벌 유전자 검사 시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급증하는 글로벌 유전자 검사 시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검사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신청하면, 택배를 통해 검사키트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면봉으로 입 안쪽의 피부세포를 묻혀 키트에 넣어 다시 택배로 보내면 된다. 검사기간은 최대 2주일이며 비용은 29만원이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대표는“올해 추가로 진행되는 정부 인증 사업에도 참여해 서비스 가능 항목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도 총 조상찾기(유전자 혈통분석) 서비스 ‘유후’(YouWho) 등 54개 항목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지난달 28일 출시했다. 국내기업 중 조상찾기 서비스는 EDGC가 유일하다. 정가는 21만9000원지만, 당분간 할인가(1만4900원)로 판매한다. EDGC는 4월부터는 미토콘드리아와 Y염색체 유전자 분석을 통해 피검사자의 모계(母系)와 부계(父系) 조상이 어느지역에서 왔는지도 알려줄 예정이다. 마크로젠도 4일부터 총 29개 항목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네이버스토어를 통해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도 풀어야 할 관련 규제가 많다고 호소한다.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DTC 유전검사는 미성년자는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운동적성 검사는 성년보다는 미성년 때 받으면 진로 결정에도 도움이 되며, 기타 항목도 개인 건강관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규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미국의 경우 DTC로 암 항목까지 들어있지만 한국 정부가 허용한 56개 항목은 건강관리나 개인특성 등 웰니스 영역에 국한돼 있다”며“국내 관련 기업의 역차별 해소뿐 아니라 개인 건강관리 차원에서라도 항목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