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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접촉 없이 갇혀있는 재소자가 확진···김천교도소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김천소년교도소에서 한 방을 쓰던 재소자 3명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법무부에 비상이 걸렸다. 첫 확진자는 지난달 1월 21일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외부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한 방 쓰던 3명 모두 감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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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법무부는 전날 김천교도소 재소자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9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재소자 A씨(60)와 같은 4인실을 썼다. 함께 생활한 나머지 1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A씨는 구속집행정지로 출소한 뒤 포항의료원으로 옮겨졌고, 다른 2명은 상태가 위중하지 않아 교도소 내 가족만남의 집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재소자 중 첫 감염 사례다. 문제는 A씨의 감염 경로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씨는 지난 1월 29일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조사를 받으러 갔다 온 것 외에 외출한 적이 없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잠복기가 14일인 점을 고려해 김천지청 외출 때 감염됐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천지청에서는 아직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외출·외부인 접촉 없어

면회도 완전 밀폐되는 유리막을 사이에 둔 일반면회로 진행돼, 외부인과 접촉한 일도 없다. A씨는 신천지교와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도소 측은 수용자와 직원들로부터 신천지 자진신고를 받았으나, 아직 신고는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다른 누군가가 신천지교임을 숨겼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A씨보다 선감염자가 나와야 순서가 맞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보건소 등에서는 A씨의 동선 등을 바탕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했지만 뚜렷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A씨는 교도소 내 의무과에 수차례 들른 적 있어 그와 접촉한 교도관과 재소자들 위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 기준 확진자들과 접촉한 재소자와 교도관 2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17명은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추미애 "내부 통제 총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교도소는 긴급 방역을 실시하는 등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 달 전부터 교도소 간 재소자 이송중지도 조치돼 있다. 교도소 직원들에게 대구 등 코로나 고위험군 지역 방문도 자제시키고 있다고 한다. 전날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직접 김천 교도소에 들러 방역 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장관도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매일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외부에 의한 접촉은 상당수 통제가 이뤄지고 있으니 교도소 내부 접촉을 최대한 방지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천소년교도소는 소년수 이외에도 성년 재소자들을 수용하고 있다. A씨에 이어 확진 판정을 받은 재소자 2명은 각각 40대와 50대다. 다만 소년범 수용 건물과 미결수, 기결수 건물은 별도로 나뉘어 있어 다른 건물로의 확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교도소 측은 보고 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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