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마스크 5분만에 완판…새벽 5시부터 줄 선 시민들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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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 물량을 공급하기 시작한 2일 오전 강원 강릉시 주문진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가 5분만에 완판되자 "왜 마스크가 부족하냐"며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적 판매처에서 마스크 물량을 공급하기 시작한 2일 오전 강원 강릉시 주문진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가 5분만에 완판되자 "왜 마스크가 부족하냐"며 관계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전국 읍·면 우체국 1406곳에서 오전 11시부터 마스크 65만매를 장당 1000원에 공급했지만, 대부분 우체국에서 5분만에 완판되는 등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공급 방식에 문제가 많다"면서 우체국 직원에게 언성을 높여 항의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일 오전 11시부터 공적 마스크 65만매를 1인당 최대 5개씩 판매했다. 마스크 5개들이 한 세트 가격은 5000원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빠른 대구에는 1400세트, 청도지역은 520세트를 공급했고, 나머지 지역에는 우체국별로 80세트씩 비치해뒀다.

오전 5시부터 줄 서…선착순 80명 정도만 구매 

대다수 우체국에서 선착순 80명 정도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우체국 앞에 줄을 섰다.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는 판매 시작 6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줄을 선 시민도 있었다. 마스크를 판매하는 우체국마다 오전 11시 이전에 이미 100여 명이 넘게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아가는 바람에,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다.

우체국 앞에서 장시간 줄을 선 시민들은 대기 중에 서로 말다툼을 벌이거나 우체국 직원에게 마스크 판매 방식에 대해 항의하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한 시민은 "마스크를 우체국에서 선착순 판매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주민센터에서 거주자임을 확인하고 순차적으로 나눠주면 새벽부터 줄을 서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아침 일찍 우체국 앞에 나왔는데, 외지 사람들이 차를 끌고 와서 이미 줄을 서 있더라"면서 "결국 몸이 아프고 행동이 느린 고령자는 동네 우체국에서 파는 마스크도 구매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날도 춥고, 비도 오는데 마스크 다섯 장 사려다 더 병이 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우체국에선 마스크 왜 안파냐" 항의도

서울 등 도심지역 우체국에서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지만, 마스크를 구하러 온 시민들의 방문이 계속 이어졌다. 한 시민은 "서울도 마스크 구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약국·마트 모두 마스크 품절"이라면서 "서울도 대구처럼 수천명이 감염돼야 마스크를 주겠다는 거냐"고 항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2일 김포시 고촌읍 고촌우체국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2일 김포시 고촌읍 고촌우체국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우정사업본부는 마스크 공급물량 대책을 위해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한편, 안정적인 판매물량 확보를 위해 제조업체와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향후 마스크 공급물량 확대로 수급이 안정되면 우체국 창구 판매와 함께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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