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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담도계 암, 확진 땐 수술 가능성 50%↓…정기 검진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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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전문의 칼럼 홍태호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암센터장

담도계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의 통로를 말한다. 간 내부의 담도 길인 간내 담도, 간 외부의 담도 길인 간외 담도, 그리고 담즙이 저장되고 농축되는 주머니인 담낭으로 구성된다. 담도계 암은 크게 담낭암과 담관암으로 나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담도계 암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히 규명돼 있지 않다. 다만 위험 인자를 역학적으로 조사한 결과가 있다. 담낭암에서는 ▶담석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경우 ▶췌담관 합류 이상 ▶석회화 담낭 ▶장티푸스 보균자 ▶크기가 큰 담낭 용종(1㎝ 이상) 등이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담관암의 경우엔 ▶오랜 기간의 담즙 정체 ▶담관 결석에 의한 만성 담관염 ▶간흡충증 같은 기생충 감염 ▶담관 확장을 동반한 선천성 기형 등이 있다.

주의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는 것은 담석증이다. 담낭암은 많은 경우 담낭에 담석을 동반하고 있고, 실제로 담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크다. 담석증 환자 중 담낭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1% 미만이므로 담석이 있더라도 의심 가는 정황이 없다면 미리 담낭을 절제할 필요는 없다.

담관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이다. 하지만 황달은 종양이 담도를 완전히 폐쇄할 경우에만 발생한다. 담관암이 간 내 한쪽 구역에서만 발생한 경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다. 담낭암도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어서 일반적으로 조기 발견이 어렵다.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체중 감소, 피곤함,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상복부 통증 등이 있을 수 있다. 담석만 있는 것으로 오인해 담낭을 절제하고 보니 암이 있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면서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초기 담낭암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암을 완치하려면 무엇보다 수술적 절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담도계 암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진단 당시 병변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는 확률이 담낭암의 경우 10~30%, 담관암은 40~50% 정도에 불과하다. 수술은 암의 위치와 주변 혈관 및 정상 담관과의 관계, 간 내 침윤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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