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수위 낮춰 화력훈련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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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가 29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 국면에서 외부 활동을 자제하던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8주년 생일(광명성절)인 지난 16일 이후 13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훈련은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들의 기동과 화력타격 능력을 판정하고 군종 합동타격의 지휘를 숙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이 감시소에서 직접 훈련을 지도했고,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도 훈련을 참관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또 “영도자 동지를 조선 인민군 지휘성원들과 훈련에 참가한 대연합부대 지휘 성원들이 맞이했다”면서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장병들이 훈련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지도한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 모습.[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지도한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 모습.[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정보당국은 이번 훈련이 원산 해안가 일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은 9·19 군사합의의 포사격 위반 지역은 아니라는 평가다. 포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선 분석 중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매체의 공개된 사진만 보면 이번 훈련에 동원된 포는 170㎜ 곡산자주포, 152㎜ 자주포, 240㎜ 방사포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훈련을 실시한 것을 놓고 새학년도 전투정치훈련이라는 명칭으로 실시되는 동계훈련의 평가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7년 4월에도 합동 타격훈련의 현지 지도에 나선 바 있다. 창군 85주년을 맞아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훈련이 진행됐던 것이다. 2016년에도 같은 이름의 훈련이 3월에 실시됐다.

올해 합동타격훈련은 2017년보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등장한 신형무기 역시 보이지 않았다. 김 교수는 “보도내용이나 훈련내용에서 과거 동계국가급종합평가훈련과 비교해 자극적인 표현이 없고 규모도 적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번 훈련이 대외용보다 내부용으로 기획됐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코로나 19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우려를 씻고,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상반기 한미연합연습이 연기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앞당겨 진행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훈련 수위를 자위력 차원으로 조정하면서 경제활동을 강조했다는 의견도 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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