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틴다”…LCC 6개사, 정부에 긴급 자금 지원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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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국적 항공사 노선 절반이 문을 닫은 가운데 홍콩과 마카오로도 운항 중단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셀프수하물 수속 카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국적 항공사 노선 절반이 문을 닫은 가운데 홍콩과 마카오로도 운항 중단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셀프수하물 수속 카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6곳이 정부에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 6개사 사장단은 28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지금 LCC는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코로나 19사태로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고 퇴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LCC 사장단은 이어 “항공산업은 일반 산업과 달리 이윤 추구에 앞서 국민의 편의와 공공성을 우선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며 “관광, 숙박 등 서비스ㆍ물류에서 항공기 정비에 이르기까지 연관 산업으로 이어지는 경제 고리의 시발점으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실로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LCC 사장단은 건의문 발표 전날인 27일 서울에서 회의를 열고 현재 위기가 특정 항공사만이 아닌 국내 저비용 항공산업 전체의 위기라는 것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LCC 사장단은 정부에 무담보, 장기 저리와 같은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사장단은 “부채비율이 높은 항공사의 구조상 적자가 누적된 현시점에서 시중은행 상품을 통한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즉각적인 유동성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긴급 금융지원을 요구했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탑승수속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저비용항공사(LCC) 탑승수속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또 비용구조 개선을 위해 공항 사용료 및 세금 유예가 아닌 전면적인 감면 조치도 촉구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공항 사용료 등 각종 비용 지원은 감면이 아닌 납부유예로 실질적인 지원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항공기 재산세, 항공유 수입 관세 등 각종 세금 감면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LCC들은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의 한시적 인상도 요청했다. 사장단은 “운항 노선 축소로 인한 휴직 인원 발생이 불가피함에 따라 항공사 근로자의 휴업수당에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 비율을 현행 50%에서 70% 수준으로 한시적으로 인상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국내 LCC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 등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발 코로나 19사태가 이어지며 주력 노선인 중국, 동남아시아 노선 대부분의 운항을 접었다.

임원 사표, 임금 반납, 유ㆍ무급 휴직과 같은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해외 국가의 입국통제가 강화하면서 LCC는 추가 운항 중단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장단은 “LCC들은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는 위기에 놓여있다”며 “지금의 국가적 재난은 항공사의 자체 노력만으로 극복하기에 역부족이다. 정부 차원의 전향적인 지원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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