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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나라는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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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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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우리는 중국인 다 받아주는데 역으로 중국에서 우리나라 입국 금지하네, 이게 나라냐?”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한국인 입국을 막거나 제한하는 나라가 늘고 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발병 국가로 취급되네” “정말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맞네” 등으로 불만을 토로합니다. 이스라엘, 홍콩, 모리셔스 등 입국 통제국이 25개국으로 늘어나자 국민은 당혹스러워합니다. 중국에 이어 한국이 세계 2위의 코로나19 감염국이 되며 ‘코리아 포비아’ (한국 기피) 현상이 확산하는 것도 안타까워합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보는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국가적으로 심각 단계로 올려놨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거부 가능하다” “정부에서도 심각 단계로 올릴 때 이것 때문에 고심했다” “국가는 자국민 보호가 우선이니” 등의 의견도 나옵니다.

‘코로나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외국인 입국 차단을 주장하는 이스라엘 주민들. [연합뉴스]

‘코로나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외국인 입국 차단을 주장하는 이스라엘 주민들. [연합뉴스]

아무리 그래도 방법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공항에서 발이 묶였던 한국인 220명, 24일 모리셔스가 사전 통보도 없이 격리한 한국인 신혼부부 34명, 그리고 다낭, 웨이하이 등에서 격리된 한국인들. 이들을 보며 정작 국민으로서는 보호받지 못하고 감염 국 외국인의 설움은 고스란히 받게 된 처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다만 감금은 너무합니다. 그건 공식적으로 외교 문제 거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권 문제”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스라엘의 빠른 판단이 부럽다” “우리도 한국의사협회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했을 때 조처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성토가 이어집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은 정부에 대해서도 “중국 눈치 좀 그만 보자” “슈퍼 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였다” 등으로 비판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비난은 외교부에도 쏟아집니다. 외교 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해외 체류 중인 강경화 장관을 향해  “저렇게 자국민이 죽어 나가는데도 여긴 뭐하러 오지?” “지금 이 시국에?” “나라는 개판인데” 등으로 비판을 가했습니다. 외교부가 다른 나라의 정부 대응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했다는 겁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각국 대표들에게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설명하며 우리 국민에 대한 과도한 입국 제한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부 우리 국민들은 “과잉대응 아니다”며 오히려 외국 조치를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오판과 실기에 대해 시민들은 “초기에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시켰어야지” “천장이 훤하게 뚫려 비가 계속 오는데 바닥 걸레질을 아무리 해봐라. 그게 막아지나” “다른 나라들 차단하는 거 봤냐? 처음부터 저렇게 했으면 이 사태가 났겠냐?”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e글중심지기=김서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