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불안한 반등…외국인 이틀간 1조5000억 팔아

중앙일보

입력

코스피가 24.57포인트 오른 2103.61로 장을 마감한 25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24.57포인트 오른 2103.61로 장을 마감한 25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연합뉴스

국내 금융시장이 '코로나 리스크'를 딛고 진정을 찾았다. 코스피 지수는 나흘 만에 오르며 210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지수는 2% 넘게 뛰었다. 원화값도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코스피 2100선 회복

전날 3.87% 급락했던 코스피는 25일 전날보다 24.57포인트(1.18%) 오른 2103.61로 장을 마쳤다. 4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0.17% 내린 2075.55로 출발한 뒤 상승세도 돌아섰다. 개인 투자자가 이날 6000억원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순매수)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기관도 114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전날 4.3% 떨어졌던 코스닥 지수도 2.76% 오른 656.95로 마쳤다. 외환시장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9.9원 오른(환율은 하락) 1210.3원에 마감했다.

이와 달리 아시아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34% 하락한 2만2605.4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21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 밤 미국 증시도 다우존스(-3.56%)와 S&P500(-3.35%), 나스닥(-3.71%) 등 3대 지수가 모두 3% 넘게 급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의료원에서 유완식 원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의료원에서 유완식 원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만 오른 건 최근 급락세가 너무 지나쳤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진 영향이 크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과도한 하락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가 기술적 반등 흐름을 보였다"며 "다른 국가와 달리 지수가 오른 건, 국내의 공포 심리가 다른 국가보다 커서 글로벌 증시의 충격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 전망"

그렇다고 추세적 상승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할 순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다는 신호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77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틀 동안 1조5000억원 넘게 팔아치운 셈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언제 진정될지도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를 고려하면 불안한 반등"이라며 "유의미한 지수 반등을 위해선 국내 코로나19 공포 우려 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스탠스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금리 인하 같은 경기 부양책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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