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대책 따라 지지율 롤러코스터…차이잉원 급등, 아베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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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7일 타이베이 질병관리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7일 타이베이 질병관리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방역 대책이 아시아 주요국의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크루즈선 기항과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등 봉쇄 전략을 펼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지지율은 급등한 반면 크루즈선 내 집단 감염과 신종 코로나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곤욕을 치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은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이, 11.8%포인트 상승한 68.5% #아베, 8.4%포인트 떨어진 36.2% #대만은 중국인 입국 막는 등 봉쇄 #일본은 크루즈선 집단감염, 전국 확산 #

24일까지 대만에선 30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그중 1명이 사망했다. 일본의 경우 일본 국내 감염자가 146명, 크루즈선 내 감염자는 691명으로 총 851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대만 여론조사 기관인 대만민의기금회가 2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68.5%로 지난달 총통 재선 후 조사 때보다 1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차이 총통이 첫 당선해 취임했던 2016년 5월(69.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이다. 이번 조사에서 차이 정권의 방역 대책에 대해 응답자의 75.3%가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내렸다.

앞서 지난달 22일 대만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여행객 입국을 막았다. 이후 사태가 계속 악화하자 지난 6일부터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동시에 홍콩과 마카오 주민에 대한 입국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이미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한 경우엔 14일간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또 이튿날부터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국가를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까지 막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세가 지속되자 23일엔 양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중 2단계(경계지역)로 격상했다. 이어 하루만인 24일 한국을 최고 단계인 3단계(경고지역)로 올리고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토록 권고했다. 25일부터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을 14일간 격리할 방침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상황은 정반대다. 25일 산케이신문이 발표한 산케이ㆍFNN 공동 여론조사(22~23일 실시)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8.4%포인트 떨어진 36.2%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달보다 7.8%포인트 증가한 46.7%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신종 코로나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85%(‘크게 느낀다’ ‘어느 정도 느낀다’ 합산)에 달했다. 또 현재 후베이성과 저장성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있는 외국인 입국 금지를 일시적으로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 67.7%가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반대는 25.1%다.

아베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벚꽃 보는 모임’ 스캔들보다 신종 코로나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견은 89%로 높게 나타났다. 여당 지지층에선 90%가 넘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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