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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천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신자도 “난 신천지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무슨 소리세요. 저 신천지 신자 아닙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광주 시민 3명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광주 시민 3명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신천지 교회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고 밝힌 신천지 교인들조차 자신의 건강상태를 숨겨 신종 코로나 확진 예방에 혼란이 예상된다.

광주시 파악 접촉자 260명인데 신천지 접촉자는 107명 #"접촉자 명단 제한적 통보" 정확한 통계 못 내고 오락가락 #광주 신천지 교회도 "광주시 전화 받아라" 수차례 공지

24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광주 신천지 교회 측으로부터 이날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07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및 접촉자 명단을 통보받았지만, 일부 신천지 신자들의 건강상태 확인 거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07명 모두 신천지 교회 신자로 이 중 12명은 지난 16일 대구 신천지 예배 참석이 확인돼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4명이 확진자로 분류됐다. 107명에서 12명을 제외하고 건강상태와 추가 동선 추적이 필요한 신자는 95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신천지 측으로부터 이름과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전달받아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고 있지만 일부 교인들이 '무슨 소리냐 난 신천지 신자가 아니다'고 무작정 끊어버리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신천지 접촉자 명단에 포함된 교인 중 응답을 거부한 사례가 몇 건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광주 신천지 교회도 수차례 "전화 받아라" 공지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광주 시민 3명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광주 시민 3명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신천지 교회 측도 일부 신도들이 광주시의 확인 전화를 거부하는 상황을 파악했다. 광주 신천지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광주시나 보건소에서 연락이 가다 보니 당황해 답변이나 신원 확인을 거부한 신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신자들에게 다시 연락해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 신천지 교회 측은 지난 20일 신천지 관련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뒤부터 내부 신도들에게 수차례 전화 응답에 적극적으로 할 것을 주문하는 전체 공지도 하고 있다. 광주 신천지 관계자는 "긴급한 사안임을 고려해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 총회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응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 파악 접촉자 명단 260명 vs 신천지 접촉자 95명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23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19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23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 19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신천지 교회 측은 지난 22일까지 63명의 접촉자 명단을 광주시에 통보한 데 이어 23일은 3차례에 나눠 32명의 명단을 추가 전달했다. 광주시는 대구 신천지 관련 확진자 발생과 함께 모든 광주 신천지 교인의 전수조사까지 추진하겠다 밝혔었다. 하지만 접촉자 명단조차 제한적으로 '통보'받는 현실이다.

광주시는 24일까지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 7명의 동선을 토대로 접촉자를 260명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 중 몇 명이 신천지 내부 접촉자인지 분류조차 못 하고 있다. 광주지역 신천지 교인은 교회와 신천지 복음방 등 95개소에 등록된 총 3만2000여 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시다시피 우리가 요구하는 자료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유증상이 있는 분만이라도 명단을 달라는 입장을 공유하고 적은 숫자라도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신천지 공부방 CCTV 고장…접촉자 확인 난항 불가피

광주지역 126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이 폐쇄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지역 126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이 폐쇄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는 24일 브리핑을 열고 "126번 확진자가 2월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종일 머물렀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성경 공부방 CCTV를 확인했지만, 2월 6일부터 고장 나 정확한 접촉자 숫자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23일 브리핑에서 신천지 측으로부터 이곳 성경 공부방에서 126번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이 6명이라고 통보받았지만,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신천지 측이 통보한 접촉자 명단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추가 역학조사를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었다.

광주시와 질본 역학조사팀은 신천지 공부방 내부 환경만 살폈을 뿐 이곳에서 정확한 확진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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