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지 방문" 광주서 쓰러진 20대···도주극까지 벌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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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 한 대형 서점에서 쓰러진 뒤 병원 도주극까지 벌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자. [연합뉴스]

22일 광주 한 대형 서점에서 쓰러진 뒤 병원 도주극까지 벌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자. [연합뉴스]

광주의 한 대형 서점에서 쓰러져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던 중 도주 소동을 벌인 2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이 방문한 서점이 인파가 북적이는 버스 터미널 안에 자리한 데다 쓰러진 당시 본인을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자'라고 말해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했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거짓 환자 행세를 했는지 법률 검토에 나섰다.

조선대병원서 잠적…1시간 만에 돌아와 #경찰 "거짓 환자 행세했는지 법률 검토"

23일 광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24)는 전날 오후 4시쯤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안 대형 서점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서점 직원과 구급대원 등에게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다녀왔다" "오늘 예배를 드리기 위해 광주에 왔다" "중국 사람도 접촉했다" "가끔 기절하기도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A씨의 발언 내용과 기침과 인후통·미열 증상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보고 조선대병원 선별진료소로 옮겼다.

22일 오후 4시 50분쯤 조선대병원에 도착한 A씨는 같은 날 오후 7시 35분쯤 달아났다. 감염 검사 절차를 안내받던 중 의료진의 눈을 피해 병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휴대전화 등을 끈 채 잠적했다가 1시간여 만에 조선대병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조선대병원은 A씨를 음압병실에 격리한 뒤 검체를 채취해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검사 결과 A씨는 음성 반응이 나와 23일 오전 경기도 집으로 돌아갔다.

22일 광주 한 대형 서점에서 2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시민들이 우려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뉴스1]

22일 광주 한 대형 서점에서 2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시민들이 우려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뉴스1]

보건 당국은 A씨와 접촉한 구급대원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A씨가 머물렀던 대형 서점도 자체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임시 폐쇄했다. 서점 안팎에서는 긴급 방역이 진행됐다.

경기도민인 A씨는 최근 집을 나가 가족이 경찰에 가출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의심자가 다중이용시설에서 쓰러졌고, 신천지 신자라고 주장했다'는 내용의 현장 사진과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 논란이 커졌다. 신천지 광주교회 측은 "A씨는 신천지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음성 판정이 나온 만큼 A씨가 서점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하게 한 혐의가 있는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일부러 거짓 의심 환자 행세를 했는지, 보건 당국의 통제에 따르지 않은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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