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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량 늘어도…자연산 대신 양식으로 채우는 횟집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어업생산량이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연근해에서 잡히는 '자연산' 생산량은 줄고, 양식 생산이 줄어든 양을 메웠다. '국민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멸치·갈치 등이 감소한 영향에, 어업 생산금액도 줄었다.

연근해 어업량, 약 10만t 줄어 

연안에 건설된 바다목장의 모습. [사진 해양수산부]

연안에 건설된 바다목장의 모습. [사진 해양수산부]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어업 생산량은 총 383만t이었다. 2018년(377만t)보다 6만t(1.6%)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통계청은 “해조류·패류 양식 작황이 양호하고 원양어업에서 다랑어류 자원량 증가로 어획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어업 생산량은 늘었지만 한국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일반해면어업'의 생산량은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생산량이 91만5000t으로 2018년(101만2000t)에 비해 9만7000t(9.6%) 감소했다.

기후변화에…고등어·멸치 등 '국민생선' 덜 잡혀

지난해 4월 9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 부두에서 어민들이 갓 잡아온 봄 멸치를 구성진 가락에 맞춰 그물에서 털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4월 9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 부두에서 어민들이 갓 잡아온 봄 멸치를 구성진 가락에 맞춰 그물에서 털고 있다. 송봉근 기자.

어획량 감소를 주도한 건 고등어·멸치 등 대중적인 어종이다. 고등어·멸치 생산량은 전년보다 각각 4만234t과 1만658t 줄었고 갈치도 5972t 감소했다.

이처럼 어획량이 줄어든 건 기후 변화 탓이 크다.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 한반도를 찾은 태풍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출어 일수가 크게 줄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7개다. 평년(3.1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1904년 기상업무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다.

불안정한 수온도 영향을 미쳤다. 조일환 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장은 “바다가 따뜻해야 할 여름에는 평년보다 1~2℃ 낮은 저수온이, 겨울에는 평년보다 1~2℃ 높은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의 경우 저수온으로 여름철 어장 형성이 늦어지는 등 변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바다 외 하천·저수지 등 조업을 의미하는 '내수면어업' 생산량도 0.2% 줄었다"며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산' 감소, 양식이 충당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분은 양식업이 충당하고 있다. 지난해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양식을 의미하는 '천해양식어업' 생산량은 237만2000t을 기록했다. 재작년보다 12만2000t(5.4%) 증가한 것이다. 주로 김·다시마 등 해조류와 굴·홍합 등 패류의 양식 작황이 양호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연근해 어업은 생산량이 줄고, 양식은 풍작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어업생산 금액은 2017년 수준을 밑돌았다. 총 8조3387억원으로 전년보다 2698억원(3.1%) 감소했다. 일반해면어업이 1789억원, 천해양식어업이 1003억원 각각 줄었다.

정부는 어획량 감소로 발생하는 어민 수입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고심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농어가 소득 안정을 위해 수산분야 공익형 직불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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