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700조’ 나라빚 집중 감사…청와대·검찰도 정례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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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올해 약 700조원에 달하는 나라빚(국채)과 매년 수십조원을 투입하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적정성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도 감사원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감사원은 저출산·고령화 대책 적정성을 점검하는 것돠 더불어 고용·주거안정 등 민생 과제를 점검해 개선하고, 대통령비서실과 대검찰청 등 핵심 권력기관에 대한 정기감사도 진행한다. 수감기관의 감사 부담이 적극행정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사전컨설팅 내실화, 모범사례를 발굴하는 기획감사 등 지원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원장은 올해 감사운영 방향에 대해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저출산 위기와 인구구조 변화 대비 ▶국민생활의 정책체감도 제고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에 두고 실질적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앙정부 채무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704조5000억원으로 700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총수입은 435조5000억원, 총지출은 443조300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감사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중장기 국가재정, 복지사업, 일자리사업 등을 살펴 비효율을 걷어내고, 위험요인과 비효율 사업을 걷어내는 등 선제 대응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 시책의 성과를 진단하고, 분야별 인구구조 변화 대책을 점검해 실효성을 제고한다. 정부는 매년 20조원 넘는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붓고 있지만 출산율은 매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감사원은 청와대와 검·경 등 권력기관에 대한 정례적 감사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 감사원은 올해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 국가안보실,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인천·충남지방경찰청 등을 순차적으로 감사할 예정이다. 이 중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지방검찰청 중에는 첫 감사라고 감사원은 전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 향후 점검하고, ‘영구정지 결정’을 받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월성 1호기) 조기폐쇄 여부에 대해서도 감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 원장은 코로나 19와 관련해선 “워낙 중요한 상황이라 어떤 형태로든지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며 “(사태가)진정이 된 다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감사 결과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2월말 최종시한 내 감사결과를 발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민 관심이 크고 중요한 감사 사항 정권이 바뀐 다음에 감사 사항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누가 감사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도록 충실히 감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원장은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공직사회 적극행정 지원’을 주제로 오찬 회동을 하기도 했다. 총리와 회동을 한 것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독립성과 관련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했지만 감사 적극행정을 유도하고 지원하는 새로운 감사원의 변화를 공직사회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요가 있어 총리의 회동 제안에 호응했다”고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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