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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난 홋카이도 섬 전체 동쪽 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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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달 26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도카치(十勝)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홋카이도 전체가 동쪽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고 일본 국토지리원이 5일 밝혔다. 섬 전체가 일정하게 움직인 것은 아니고, 지역에 따라 움직인 폭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전지구 측위시스템(GPS)으로 측정한 결과 진원지 부근 지역은 지진발생 직후 지각변동으로 최대 1m가량 남동쪽으로 움직였다"며 "이어 지진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 사이에도 추가로 최대 4.5㎝가량 이동한 지역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지진 발생 후 6일 동안 4.5㎝나 이동한 곳은 '에리모초'지역으로 1994년 GPS관측망이 도입된 이후 지진으로 인한 단기간 지각변동량으로는 최대 규모다.

국토지리원 측은 "이는 도카치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 리히터규모 8.0에 달할 정도의 대규모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자세한 결과 및 전망은 6일부터 열리는 일본지진학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카치 앞바다의 지진은 태평양판(암반)이 가라앉으면서 육지 쪽 판과의 경계가 어긋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당시 미처 다 어긋나지 못한 단층이 조금씩 미끄러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진 후에 이어지는 지각변동은 94년 12월의 산리쿠(山陸)지방의 지진(리히터 규모 7.6) 때도 1년 이상 지속된 적이 있다. 당시는 이 현상으로 1년 동안 이와테(岩手)현 구지(久慈)시의 지반이 약 5㎝ 이동했었다.

국토지리원은 "지각변동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번 홋카이도 지역의 경우도 지각변동이 꽤 길게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대지진 등으로 세계지도상의 위치를 정하는 경도.위도 등이 오랜 세월에 걸려 변하는 경우가 있었다.

2000년 일본의 세계지도상 위치를 일본 기준에서 세계 기준으로 변경할 당시 일본 열도는 북서쪽으로 4백50m 이동하고, 도쿄(東京)를 축으로 시계방향으로 조금 돌아가는 것으로 수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규슈(九州)는 북북동쪽으로 4m, 홋카이도는 북동쪽으로 9m 정도 이동했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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