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완판된 포항상품권…1000억 어치 더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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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북구 농협 앞의 포항 상품권 구매 행렬. [뉴스1]

북구 농협 앞의 포항 상품권 구매 행렬. [뉴스1]

포항시가 1000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이하 상품권)’ 추가 발행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한 지역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포항시는 이미 올해 2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포항시, 코로나 경기 부양책 마련 #“행안부에 국비 지원 요청 방침”

포항시는 18일 “이번 주중 행정안전부를 찾아가 1000억 원어치 상품권 추가 발행 예산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000억원 상품권 추가 발행을 위해서는 상품권 할인율 지원, 상품권 제작비 등을 고려해 상품권 발행액 이외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더 든다. 국비·도비가 지원돼 상품권이 1000억 원어치 더 발행되면 인구 50만명 정도인 포항에서 올해에만 3000억 원어치의 지역 화폐가 유통되는 셈이다. 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조례를 만들어 발행한다. 현금 역외 유출 방지를 위해 지역 안에서, 약속된 곳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포항시가 상품권 추가 발행을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으로 선택한 배경은 상품권이 잘 팔리기 때문이다. 상품권은 작년 1700억 원어치를 발행해 완판했다. 17년엔 1300억 원어치, 18년엔 1000억 원어치를 발행해 모두 팔았다.

가맹점도 많다. 포항 전체 상점 2만 5000곳 중 1만3000여곳이 가맹점이다. 시민 권모(32·여)씨는 “물건값의 70% 이상만 치르면, 남은 30%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현금으로 거슬러 받을 수도 있어 백화점 상품권보다 더 좋다”고 했다. 가맹점 업주는 상품권을 받아 물건을 판매한 뒤 은행에서 현금으로 환전할 때 별도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할인 상품권이 많이 팔려나가 은행에 되돌아올수록 세금으로 보전해줘야 한다. 세금으로 만든 ‘완판 상품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항시는 올해 국비 80억원, 시비 80억원 등 모두 184억원을 상품권 관련 예산으로 정했다. 앞서 발행을 확정한 2000억 원어치 상품권 발행에 따른 예산이다. 이 돈으로 상품권을 인쇄하고, 시중 은행에 판매 수수료(0.8%), 환전 수수료(0.9%)를 지급한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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