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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통합 제안한 손학규, 3당 합당하자 "구태회귀 안돼" 비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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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4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7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옛 국민의당 계열 3개 정당의 합당 관련 합의문에 대한 추인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호남신당 통합’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합당) 합의문 추인은 신중한 문제이고, 폭넓은 국민·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오늘 최고위에서의 심사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평화당이 당명과 지도체제, 대표 임기 등 세부사항까지 합의했지만, 손 대표가 이날 비토를 놓으면서 ‘민주통합당’은 출범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앞서 3당 통합위원장들은 지난 14일 통합추진회의를 통해 이날 3당이 합당하고 ‘민주통합당’으로 새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통합당 지도부는 3당 현재 대표 3인 공동대표로 하되, 연장자를 상임대표로 설정 ▶통합당 최고위원은 각 당에서 1명씩 추천 ▶통합당 대표 임기는 이달 28일 종료 등을 골자로 합의서를 쓴 후 각 당의 추인을 받기로 한 상태였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선 “선거 편의를 위한 지역주의는 우리의 선택이 될 수 없다. 우리 정치가 구태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며 “호남 신당의 창당은 결코 새로운 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3당 통합에 부정적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역주의 정당이 되고 몇몇 정치인들의 당선을 위해서 합당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이른바 시한부 대표를 해야하는 점이 보류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엔 “그 부분은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5일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통합을 먼저 제안핸던 손 대표가 이날 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어서 당 안팎의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찬열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데다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던 의원들의 연쇄 탈당까지 예상되어 입장 또한 난처해진 상황이다.

손 대표는 이르면 오는 19일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당 통합’과는 별개로 3당이 교섭단체 결성을 위해 연대를 할 가능성에는 문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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