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모르는 첫 환자 나왔다···29번, 해외여행도 접촉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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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감염증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성북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이날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은 폐쇄되고 36명의 의료진이 격리됐다. 고려대병원 측은 29번 환자가 16일 오전 흉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응급실을 폐쇄하고 소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뉴스1]

신종코로나감염증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성북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이날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은 폐쇄되고 36명의 의료진이 격리됐다. 고려대병원 측은 29번 환자가 16일 오전 흉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응급실을 폐쇄하고 소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뉴스1]

16일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29번째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해외 여행을 다녀온 적도, 환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모르는 첫 환자가 나온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9번째 확진자는 확진환자의 접촉자가 아니며, 여행이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밝혔다.
29번째 확진자는 서울 종로구 주민으로 82세 한국인 남성이다.

정 본부장은 “저희도 이 환자, 지금 조사가 진행 되는 방향은 이분의 동거가족, 그다음에 이분의 친구분들, 그러니까 감염가능한 시기에 만난 두 가지 조사를 하고 있다”라며 “하나는 일단 노출자들에 대한 접촉자 파악을 하는 해서 조치를 선조치하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에 이분이 어디서 감염됐는지에 대한 감염경로 조사를 같이 진행하고 있고 당연히 기존에 알려진 확진자 또는 접촉자하고의 노출이 있었는지 그 부분도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동거가족은 부인하고 거주하고 있다. 부인께서는 현재 증상은 없으신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29번째 확진자 이동 경로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9번째 확진자 이동 경로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9번 환자는 국내 확진자 중 최고령으로 기존에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방역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29번째 확진자는 82세 한국이 남성으로 해외여행 이력이 없다. 29번 환자는 서울 종로구 주민으로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는 15일 오전 심장에 이상 증상을 느끼고 동네병원을 찾았다가 관상동맥 이상 소견을 받았다. 이후 가슴 통증 증상이 심해지자 이날 오전 11시 46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 병원 응급실에서는 그를 심근경색 의심 환자로 보고 심장검사와 흉부X선 검사를 했는데, 이때 미약하게 폐렴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의료진은 이후 이 환자에 대해 컴퓨터단층촬영(CT)검사를 했고, 바이러스성 폐렴이 확인돼 응급실 내 음압격리병실로 옮기고 신종 코로나 검사를 했다. 그는 양성 판정을 받은 뒤 16일 오전 1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환자는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전혀 없었고, 여행 이력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9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은 폐쇄에 들어갔다. 이 환자를 진료했던 응급실 의료진 36명과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자 6명도 격리됐다.

이 병원 관계자는 “29번 환자는 해외여행이력이나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없는 상태로 와서 병원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고 응급실로 들어왔다”라며 “12시간 가량 병원 응급실에 머물렀고, 의료진이 빠르게 신종 코로나 감염을 의심하고 음압격리병실로 옮겨 접촉자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라고 밝혔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29번 환자가 방역망 밖에서 나온 환자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졌다. 그는 해외여행 이력도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즉각대응팀이 현장에 나가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접점이 확인되지 않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본의 첫 사망자인 80대 할머니처럼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로 추정된다. 폐렴 증상이 있어 혹시나 싶어 검사했는데 양성이 나온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우한을 폐쇄한 지난달 23일 이전에 우한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들이 국내에서 2, 3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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