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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민주당 절대 찍지말자···나도 임미리와 같이 고발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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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동양대 교수. [중앙포토]

진중권 동양대 교수.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에 비판적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나도 고발하라”며 논란에 가세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임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며 “나도 고발하지. 나는 왜 뺐는지 모르겠네”라고 적었다.

이어 “낙선 운동으로 재미 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한다”며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임 교수와 같이 고발당하겠다. 리버럴(liberal·진보적인)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님, 이게 뭡니까?”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번 논란은 임 교수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향신문에 쓴 칼럼과 관련해 민주당이 검찰에 고발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시작됐다. 임 교수는 노동문제를 연구해온 진보 성향의 학자다.

임 교수는 페이스북에 “노엽고 슬프다”며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 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적었다. 이어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 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선거의 이름을 빌리더라도 마찬가지다”라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해 ‘총선 승리는 촛불 혁명 완성’이라고 했다.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나의 말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박했다.

또 “전직 판사가 얼마 전까지 대표로 있던 정당이 이런 유명한 판례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왜 고발했을까. 위축시키거나 번거롭게 하려는 목적일 텐데 성공했다. 살이 살짝 떨리고 귀찮은 일들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1월 29일 경향신문에 실린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칼럼. [경향신문 캡처]

1월 29일 경향신문에 실린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칼럼. [경향신문 캡처]

민주당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달 29일 임 교수가 경향신문에 게재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임 교수는 이 칼럼에서 민주당 책임론을 내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검찰 간 갈등, 여야 간 공방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 칼럼이 “사전선거운동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5일 임 교수와 칼럼을 게재한 신문사 칼럼 편집 담당자를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민주당 빼고’ 투표하자는 글이 특정 정당을 대리한 선거운동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일각에서 민주당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진 전 교수를 비롯해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도 고발하라”는 글을 올리며 임 교수의 칼럼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임 교수의 한 자. 한 획에 모두 동의한다. 만약 나를 한 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의 주장을 한 자 한 획 거리낌 없이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대안신당·정의당·국민당도 이날 각각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검찰 고발은 “오만한 것이자 시민의 입에 재갈 물리기”라며 고발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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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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