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오스카 휩쓴 날···'왓챠' 1·2위는 설국열차·괴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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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각본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 [AP=연합뉴스]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르면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와 IPTV에서도 '봉준호 열풍'이 불고 있다.

11일 OTT 업체인 왓챠플레이에 따르면 오스카 시상식이 열린 10일 오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와 '괴물'이 각각 '가장 많이 본 영화' 1, 2위에 올랐다. 시상식 전날인 9일까지는 2011년 개봉한 '컨테이전'이 지난달 28일부터 줄곧 1위였다. '컨테이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유사한 소재로 큰 관심을 받아오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밀려 3위가 됐다.

왓챠플레이 많이 본 영화 1위 '설국열차', 2위 '괴물'

봉 감독의 영화는 1, 2위 외에도 '살인의 추억'이 4위에 올랐고, '마더'가 6위, '플란다스의 개'는 7위에 올랐다. '기생충' 발표 이전 봉 감독의 대표적인 장편 5편이 모두 10위권 안에 오른 것이다. 하루 전인 9일 오후만 해도 봉 감독 영화 중 10위 안에는 '살인의 추억' 하나뿐이었다.

영화 '설국열차'. [중앙포토]

심지어 봉 감독이 일본의 영화감독 이시이 소고, 중국의 유릭와이와 함께 작업한 단편영화 '거울에 비친 마음'처럼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오스카상 수상 이후 1일 시청량이 467배 증가했다.

이에 왓챠플레이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을 모아볼 수 있도록 '월드클래스 봉준호' 페이지를 만들었다. 또 영화 '기생충'의 포스터에 등장인물의 만 가린 모습을 본떠 왓챠플레이 접속 첫 화면에 뜨는 로고를 검은 띠로 가린 채 공개하고 있다.

왓챠플레이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것을 기념해 영화 '기생충' 포스터 버전으로 접속 화면을 변경했다. [왓챠플레이 제공]

B tv, '봉준호 특집관' 기획 오픈

SK브로드밴드는 IPTV인 B tv에서 봉준호 감독 필모그래피 특집관과 아카데미상 수상작으로 구성된 테마관을 열었다. 봉준호 특집관에서는 '설국열차' '마더' '살인의 추억'이, 아카데미 수상작 테마관에서는 '기생충' '조커' '포드 V 페라리' 등이 상영된다. B tv는 '기생충' VOD를 23일까지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구매자 100명을 추첨해 '기생충'의 각본집과 스토리보드 북 세트를 증정한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본부장은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쾌거를 함께 축하하는 의미로 특집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