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기생충'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각본상 2관왕 쾌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봉준호 감독. [유튜브 캡처]

봉준호 감독. [유튜브 캡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 역사를 또 다시 새로 썼다. 한국영화가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1963년도 이 부문 아카데미상에 도전한지 57년 만의 첫 쾌거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을 추가했다. 기생충은 함께 후보에 오른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페인 앤 글로리'와 '레미제라블', '문신을 한 신부님', '허니랜드'를 제치고 국제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 감독이 이날 '각본상'에 이어 두 번째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나왔다. 봉 감독은 "이 부문 이름이 올해부터 바뀌었다.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뀐 뒤 첫 번째 상을 받게 돼서 더욱 의미가 깊다"며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바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어로 "오늘 밤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 내일 아침까지 말이다.(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고 말하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기생충 국제영화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올해 1월 5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트 사상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쥔 데 이어 각종 영화상에서 외국어 상을 휩쓸어 일찌감치 오스카 수상이 점쳐졌다.

이로써 기생충은 각본상에 이어 국제영화상까지 2관왕에 올랐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건 92년 오스카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