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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져 돌아온 박희영 "난 절대 멈추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는 박희영. [사진 Golf Australia]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는 박희영. [사진 Golf Australia]

 박희영(3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 시즌 한국 선수 첫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 때문에 퀄리파잉시리즈까지 거쳤던 그로선 값진 우승이었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최혜진(21), 유소연(30)과 연장 끝에 우승했다. 4차 연장에서 우승을 확정한 박희영은 지난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이후 6년 7개월 만에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6만5000 달러(약 1억9600만원)를 받았다. 덩달아 올 시즌 세 번째 대회 만에 한국 선수 첫 우승 기록을 박희영이 세웠다. 1987년 5월생인 박희영은 이날 우승으로 LPGA 투어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32세8개월16일)도 갈아치웠다.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는 박희영. [사진 Golf Australia]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는 박희영. [사진 Golf Australia]

지난 시즌 상금 랭킹 110위에 그쳐 연말 퀄리파잉시리즈(최종 2위)를 통해 다시 카드를 땄던 박희영으로선 뜻깊은 우승이었다. 경기 후 박희영은 "17번 홀까지 스코어보드를 보지 않고 내 경기를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노력했다. 18번 홀 스코어 전광판을 보면서 나도 혹시 플레이오프를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했더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바람이 불 때 샷하는 것에 자신이 있다. 이번 주에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계속해서 똑같은 샷과 기술을 반복했다. 그래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진했던 지난해를 돌아본 박희영은 "골프를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도 털어놨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그는 마침내 퀄리파잉시리즈를 치르고 3개월여 만에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2007년 12월 이후 12년 만의 퀄리파잉시리즈가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박희영은 우승 확정 직후 인터뷰에서 "나는 절대 멈추지 않았다. 이 우승은 신의 선물 같다"고 말했다. 79개월 만의 우승을 위해 자신을 지지해준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2018년 12월 결혼한 박희영은 "후원사인 이수그룹, 남편, 가족이 응원을 해줘서 이번 대회 우승까지 온 것 같다.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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