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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바꿔 '국민당' 창당깃발 든 안철수···그자리 진중권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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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국민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신당’이 ‘국민당’으로 이름표를 바꿔달고 9일 창당을 공식화했다. 국민당 창당준비기획단은 이날 서울 영등포동의 한 유스호스텔에서 발기인대회를 열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국민당으로의 명칭 변경은 중앙선관위가 지난 6일 ‘안철수신당’ 명칭을 사용불허 판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수락연설에서 “투쟁하는 실용정치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세금 도둑질 바이러스 ▶진영 정치 바이러스 ▶국가주의 바이러스 이 세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돼있다”며 “이 정권 사람들이 과거 독재정권과 싸운 민주화세력일지는 몰라도, 민주주의 세력은 아님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이익 실현, 실용적 중도의 정착, 도우미 정치로의 전환”을 과제로 꼽았다. “기득권 세력과 ‘맞짱’ 뜰 수 있는 굳은 신념과 결기가 있어야 한다”면서다. 안 위원장은 이어 “의사당의 진영싸움, 거리의 깃발부대가 아니라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우리 국민 한분 한분에게 기회의 균등을 제공할 것”이라며 “틈새만 노리는 기득권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안 위원장과 권은희ㆍ이태규ㆍ김수민ㆍ신용현ㆍ김중로ㆍ김삼화 의원 등 ‘안철수계 의원’과 발기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당 창당은 3월 1일로 잡고 있다.

안 위원장이 창당 깃발을 들었지만 4ㆍ15 총선까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당명이 ‘안철수신당’에서 ‘국민당’으로 바뀐 걸 두고 당장 정치권에선 “안철수 개인 브랜드나 과거 ‘국민의당’ 돌풍의 기억 외엔 내세울 게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하는 도중에 “국민의당…. 국민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지켜보시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

우선 3%의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숙제다.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지난 4일~6일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신당’의 지지율은 3%였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귀국한 뒤 날짜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하고자 하는 일을 충분히 알릴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행사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새로 시작하고 바른 길을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만큼 국민들도 예전의 편견을 갖지 말고, 하고 있는 일로 평가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당이라는 간판과 관련해선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 지은 당명”이라며 “(선관위의 안철수신당 불허는) 21대 국회 때 제대로 따질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참석해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란 주제로 강연해 눈길을 끌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나는 등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으로 돌아선 진보 진영 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어오며 ‘공정’을 강조해왔다. 진 전 교수의 강연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민당 관계자는 “진 전 교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초청을 원하는 의견이 많았고 홈페이지의 인재영입 희망 리스트에서도 자주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한영익·이가람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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