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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 우선이라면서···강경화, 中입국금지 확대는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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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내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등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내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등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중국인 입국 제한 확대 요구와 관련, “국민 안전이 최우선 과제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와 (입국 제한) 조치 시 효력, 국제사회 동향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싱 주한 중국 대사 기자회견 “빈 협약 위배 아냐” #“이선권 북 외무상 교체 주시…활동 지켜봐야”

강 장관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 조치가 미온적 아니냐’는 질문에 “매일 종합적으로 상황을 점검해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한해 입국 금지를 발표한 후 추가 입국 금지 계획이 아직까진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을 두고 올 상반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야권에선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부가 중국 측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강 장관은 최근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신임장 제정 이전 기자회견을 하는 등 입국 제한 문제를 두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싱 대사가 신임장 사본을 외교부에 접수해 외교 관계에 대한 빈 협약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이 중국 대응을 궁금해하는 상황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에도 외교부 청사에서 김건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 신종 코로나 대응 및 한·중 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달 30일 입국해 다음 날 조세영 외교부 1차관 접견한 데 이어 김 차관보를 면담하는 등 신종 코로나 국면에서 연일 적극적인 행보다.

싱 대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지난 4일 기자회견 발언과 관련, “제가 상대국 주재 대사로서 그 나라의 조치를 공개적으로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싱 대사는 당시 한국의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해 외교적 결례란 비판을 받았다.

싱하이밍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싱하이밍 신임 주한중국대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 장관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선 “한국과 미국 정부의 입장차가 아직 크다”고 설명했다. 양국 협상팀은 지난달 6차 회의 이후 차기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서로 대면 협의는 하지 않더라도 이메일이나 전화로 소통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기존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틀 안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외무상이 이선권으로 교체된 것에 대해선 “앞으로 여러 활동을 지켜보며 정책의 변화가 있는지 봐야 한다”며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미 대화 국면을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각국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위기 상황”이라며 “각국이 보건상의 긴급 상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고, 그 이후에 기존의 외교 정책을 추진해 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또 최근 대북 제재 위반 소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대북 개별관광에 대해선 “정부로서는 올해 남북 협력을 활성화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남북, 북미 대화가 서로 추동하면서 선순환으로 가는 구도를 만들어내는 데 미국도 전적으로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대북 제재 틀을 충실히 이행해 가면서 북한에도 이득이 되는 게 무엇인지, 우리 입장을 정리한 다음에 미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 협력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美 “북·미 비핵화 협상, 대선 영향 없이 진행”=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 주재 각국 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미국의 국내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조속히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이날 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에 관한 한 그(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는 미국 국내 정치 요인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대선 국면에서 비핵화 협상이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와중에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북한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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