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교안 종로행’ 오늘도 미정…김병준 부상, 홍정욱도 거론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이 5일에도 황교안 대표 종로 출마 여부를 매듭짓지 못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두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황 대표의 출마 지역에 대해서 향후 공관위원들과 일대일로 심층적인 대화를 나눈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황교안 불출마’론에 대해선 “그것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공관위는 향후 황 대표의 출마지를 발표할 때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홍준표 전 대표 등 중진 인사들에 대한 거취도 함께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낙연 대 황교안'의 종로 빅매치 성사는 여전히 불투명해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종로 출마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총선 행보는 제가 판단하고, 제 스케줄로 해야 한다. 이리 와라 그러면 이리 가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은 지난해 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중앙포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은 지난해 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중앙포토]

이날 공관위 회의는 황교안 종로 출마론과 신중론이 충돌하는 자리였다. 당초 공관위원 상당수는 ”피하지 말고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황 대표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더 늦어지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기류도 형성됐다고 한다.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공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종로에 오라’는 프레임은 민주당이 만든 거 아니냐. 종로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반면 일부 공관위원은 "종로에 몸을 던지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여럿(윤보선·노무현·이명박) 있지만, 종로를 피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공관위원은 회의 뒤 “‘황교안 일병 구하기’로 (공천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박완수 사무총장, 김형오 위원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왼쪽부터)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박완수 사무총장, 김형오 위원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왼쪽부터)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런 가운데 김병준 전 위원장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종로는 전국 선거를 견인해야 하는 곳인데, 최근 논란으로 당이 다소 수세적 입장에 처했다"며 "여전히 상징성을 지닌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는 것이 최선이지만, 당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나에게 제안을 한다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종로구 평창동에서 20여년간 거주했다. 아내도 종로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앞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연락해 종로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또한 최근 한국당 원외 인사 두 명도 김형오 위원장을 접촉해 종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당내에선 전희경 당 대변인이나 홍정욱 전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 전 의원은 해외에 있다가 6일 귀국할 예정이다.

◇미래한국당 출범=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5일 공식 출범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황 대표는 축사에서 “미래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심판의 대의에 충실한 범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전위부대”라며 “나라를 구하기 위해선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행이 확정된 한국당 현역 의원은 4명이다. 한선교 대표를 비롯해 김성찬ㆍ조훈현ㆍ최연혜 의원 등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12명)에게 당 이적을 권유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출범에 대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코미디 같은 정치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꼼수와 정치적 계산만이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손국희·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