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 감싼 WHO 사무총장 “中 덕분에 기회의 창 얻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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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조처를 거드는 발언을 이어갔다.

AFP통신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저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 행사에서 중국의 조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심각하게 해외로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종코로나 확진 사례의 99%가 중국에서 나왔고,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176건 밖에 없었다”며 “이는 여전히 중국에 대해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비상 사태”라고 말했다.

특히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순 없지만 중국의 조치로 감염증 확산을 막을 ‘기회의 창’을 갖게 됐다”며 “이 기회의 창을 놓치지 말자”고 덧붙였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전 세계적 연대를 통해서만 이 발발 사태를 물리칠 수 있다”면서 회원국을 향해 구체적인 정보 공유를 당부했다. 일부 선진국을 향해서는 WHO에 주요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외 사례 176건 중에서 WHO가 완벽한 사례 보고서를 받은 경우는 겨우 38% 뿐”이라며 일부 선진국이 발병 사례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국가의 능력 부족 때문은 아닌 것 같다”며 “더 나은 데이터가 없으면 감염증 확산 경로와 영향력, 우리의 권고가 적절한지 등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 제한은 불필요하다는 말도 다시 꺼냈다. 그는 “국제보건규정(IHR)에 부합하지 않는 제한을 부과해선 안 된다는 요청을 반복한다”며 “이런 제한은 두려움과 오명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낼 뿐 공공 보건 혜택은 적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까지 22개국이 중국을 상대로 제한 조처를 내렸다며 하루 빨리 제한을 풀 것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우리는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발원지에서 발발 사태를 다루기 위한 이들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야말로 더 광범위한 전 세계적 위기를 예방할 최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WHO에 따르면 4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수는 중국 내에서 사망자 425명을 포함해 2만471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는 23개국에서 사망자 1명을 포함해 159명으로 나타났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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