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중국인의 일본 관광이 급격히 줄면서 올여름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리던 일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일본 관광업계의 중국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 가운데 나온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달 80만…절반 수준 그쳐 #춘절에 백화점 매출 30~40% 줄기도 #일본 내 감염자 증가도 영향 미쳐 # #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다음 달까지 적어도 4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한 달 평균 80만명 선, 그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중국인은 일본에 단체 관광을 하려면 일본 여행사에 신원보증서 서류를 반드시 내야 한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단체 해외관광을 금지한 지난달 2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신원보증서 신청 건수만 약 40만명에 이른다. 일본여행업협회(JATA)는 이들이 거의 모두 예약을 취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모두 959만명으로 국가별 방일객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다. 이중 개별 관광객이 60%, 단체 관광객이 40%였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개별 관광까지 줄고 있어 일본 관광업계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당장 큰손인 중국인의 감소로 백화점 등의 매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 다카시야마 백화점의 경우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춘절 기간에도 지난해와 비교해 30~40%나 매출이 급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4일 전했다.
이번 사태가 중국뿐 아니라 일본을 찾는 주변국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걱정이다. 우선 바이러스 노출을 우려해 공항 이용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만연해졌다. 일본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0명을 넘어서고, 관광버스 기사와 가이드의 감염 사례까지 보고되면서 일본행을 주저하는 관광객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올해 목표로 했던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은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도쿄올림픽(7월 24일~8월 9일)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3일 국회에서 “(이번 사태로) 관광이나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초래하기 시작해 정부로서 만전의 대책을 취하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