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임종석에게 "호남 맡아달라"…진중권 "혹하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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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실장에 대한 민주당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호남 지역에서 권역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실장에 대한 민주당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호남 지역에서 권역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4·15 총선서 호남 지역을 총괄하는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요청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17일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최근 민주당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에게 호남 선대위원장을) 요청했고, 다만 울산 관련된 지금 (검찰 수사) 상황이 있기 때문에 (임 전 실장은) 일단 그 문제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라며 “지혜롭고 책임있게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 양 원장은 “본인이 선택할 문제인데 출마·불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임 전 실장은 그간) 당의 총선 승리에 필요한 기여는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선 ‘오세훈 대항마’(서울 광진을)가 유력하게 검토돼왔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간사인 진성준 전 의원은 지난 2일 한 방송에 출연해 “당으로선 임종석이라고 하는 자원이 꼭 필요하고 그야말로 격전지에 내보내고 싶은 게 사실”이라며 “그러자면 임종석 전 실장이 자신의 (은퇴) 선언을 번복할 수 있는 명분을 좀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 명분을 당에서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지자 '친문 저격수'가 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당장 비판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호남, 어차피 민주당이 싹쓸이할 것 같던데 무슨 꿍꿍이속인지. 플랜 B를 위해 뭔가 열심히 궁리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종석씨, 저 분(양정철 원장) 말에 혹하지 말라”며 “국민 앞에서 약속한 대로 남은 인생 통일 운동에 바치라”고 말했다.

'하위 20%'와 '영입 인재' 경쟁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15호 인재로 임오경 전 핸드볼 국가대표를 영입했다. 향후 5명 안팎의 영입 인재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총선에 맞춰 입당한 영입 인재를 '현역 국회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 22명의 지역구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15호 인재로 임오경 전 핸드볼 국가대표를 영입했다. 향후 5명 안팎의 영입 인재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총선에 맞춰 입당한 영입 인재를 '현역 국회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 22명의 지역구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공천 평가 과정에서 하위 20%로 분류된 현역 의원 22명의 지역구에 외부 영입 인재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비례 의석이 과거보다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까지 영입된 15명 외부 인재를 하위 20% 의원 지역구에 보내 경선을 붙이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위 20% 의원은 지난달 28일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개별적으로 통보를 받았다.

민주당은 영입 인재를 하위 20% 의원 지역구에 보낼 경우 자연스러운 물갈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위 20% 의원의 경우 경선에서 전체 점수의 20%가 감산되는 반면, 신인·청년·여성 등이 상당수인 영입 인재는 최대 25%의 가산점을 받는다. 아무리 지역 기반과 조직력이 탄탄한 현역이라 해도 최대 45%포인트의 격차는 부담스럽다.

특히 이번 총선서 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64명)는 단수 후보다. 민주당 관계자는 "쉽게 본선에 오르는 게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며 "외부 인재와의 경선을 통해 선거판 전체에 긴장감을 넣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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