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은 ‘작은·공유·혁신’ 정당…장외투쟁 않겠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작은정당·공유정당·혁신정당’을 신당의 3대 지향점 및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의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에 만들려고 하는 신당은 다른 정당들과 같은 또 하나의 정당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소명의식으로 신당을 다른 정당과는 완전히 다르게 만들고 싶다”며 “이 정당을 통해 이념과 진영 정치를 극복하고,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도 앞장서서 파괴하며 무책임한 정치를 구출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낡은 정당에서 새로운 길을 하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지금은 시간이 없다.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바르고 제대로 할 수 있고 제대로 정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4번째 창당 배경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우선 정당 규모와 국고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인 ‘작은 정당’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21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위주로 많이 배정되는 국고 보조금을 의석수 기준으로 배분하도록 정당법 개정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당 밖 민간 연구소나 정책현장 전문가와 협업을 통해 정책을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정당’을 구축해 “작지만 유능한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유정당’과 관련해선 “모바일 플랫폼을 현실화해 당원들이 당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국민 사이에 이견이 있는 쟁점 이슈도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같은 이슈가 생겼을 때 여러 시민이 모여 해결, 해소하는 ‘이슈크라시 정당’을 만들겠다며 “한번 만들어서 잘 동작하면 다른 정당에서도 따라 하기 바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고 보조금 예산과 결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혁신 정당’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에스토니아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국가 행정시스템을 설계했다며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제대로 먼저 도입하는 것도 저희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정당이 개혁되고 정치가 바뀌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노선으로‘실용적 중도’를 내세우며 신당의 비전으로 ‘탈이념·탈진영·탈지역’을 내세웠다.

그는 옛날 생각에 사로잡혀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이 수구진보, 수구보수, 또는 이념팔이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며 “이런 것을 두고 모호하다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도는 중간에 서는 게 아니다. 중심을 잡는 것”이라며 “자기 정치세력을 세금으로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그런 세력들에서 끊임없는 공격이 들어온다. 그래서 반드시 투쟁하는 중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21대 국회에서는 정치개혁 인프라 구축, 정당법 개혁, 국회법 개혁 등을 통해 ‘일하는 정치, 일하는 국회, 일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장외집회, 장외투쟁에 참여하기보다는 국회 내에서 열심히 투쟁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오는 3일쯤 신당 창당추진위원회를 맡을 분을 발표하고 신당 창당 시기와 당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 전 대표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수민, 권은희, 이태규, 신용현, 김중로, 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