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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맵' 방문 400만 돌파…27세 대학생 "서버비, 사비 충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들의 동선과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코로나맵'(http://coronamap.site)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맵을 제작한 대학생 이동훈(27)씨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1일까지 누적 조회수는 390만회를 돌파했다"며 "현재도 방문자들이 폭증하고 있어 조만간 누적 조회수가 500만회를 거뜬히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2일에도 확진자 3명이 추가 확인돼 현재 확진자는 총 15명으로 늘어난 만큼, 확진자들의 동선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현재 '코로나맵' 모습. 코로나맵은 지난달 30일 개설 이후 1일까지 누적 조회수가 390만회를 돌파했다. [코로나맵]

2일 현재 '코로나맵' 모습. 코로나맵은 지난달 30일 개설 이후 1일까지 누적 조회수가 390만회를 돌파했다. [코로나맵]

코로나맵은 네이버·다음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도 이틀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일 중앙일보가 이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한 이후 사이트 방문자가 폭증하면서 이날 오후엔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들이 거쳐 간 동선을 모은 '메르스맵'도 7일간 500만명이 방문하며 전국민적인 관심을 끈 바 있다.

폭증하는 방문자들로 인해 크게 늘어난 코로나맵의 서버 비용도 문제다. 2일 서버가 다운된 뒤 이씨는 서버를 한 차례 증설했다. 그러나 하루에 100만명 이상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라 서버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서버비는 후불로 내는 것이라 정확히 얼마가 나올지 모르겠다"면서도 "공익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라 당분간은 사비로 부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버 비용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면 코로나맵 사이트에 광고를 붙이는 방법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코로나맵에 표기된 이씨 e메일로 시민들의 제보가 100건 넘게 왔다고 한다. 제보들은 주로 신종코로나 확진자들의 동선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밖에도 "외국에서도 관심이 많은만큼 누구나 한국내 신종코로나 정보를 알 수 있게 영어로 만들어달라"는 제안도 있었다.

이씨는 "현재 혼자서 코로나맵을 운영, 업데이트하고 있어서 요청 사항들을 모두 반영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여행 중인 그는 질병관리본부 발표와 e메일 제보가 있을 때마다 컴퓨터로 추가된 내용을 분석해 지도에 반영하고 있다.

정부의 발표와 언론 기사들과 대조해서 제보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씨는 "언론에서 기사로 쓴 내용들 중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반영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를 방문했다가 중국으로 귀국한 뒤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의 동선도 지도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고민이다.

코로나맵을 만든 이씨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씨는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으로 혼자 프로그래밍을 배워 이번 코로나맵을 개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탈모를 진단하는 스타트업 '모닥'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맡고 있다. 이씨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도 앞으로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계속 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2017년 군복무 시절 살충제 계란 파동 사태를 정보기술(IT)로 방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의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거부했다. "좋은 의도로 하는 일인데 내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은 코로나맵 서비스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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