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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효자앱 틱톡의 배신···中 공격 '우한폐렴 음모론' 숙주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산 소셜미디어 ‘틱톡’(TikTok)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음모론의 주요 확산처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인구를 조절하려고 바이러스를 퍼트렸다’는 식의 중국 당국을 겨냥한 영상도 돌고 있어 대응이 주목된다.

중국 효자 앱이 정부를 공격?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틱톡이 우한폐렴 음모론의 주 확산 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언론감시 비영리 기구(NGO) ‘미디어 매터스(Media Matters)’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했다.

틱톡은 15초짜리 짧은 비디오를 공유하는 모바일 앱이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들었고 전 세계 150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제공된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신종코로나 관련 음모론이 틱톡에 확산되고 있다. [사진 틱톡 화면 캡처]

신종코로나 관련 음모론이 틱톡에 확산되고 있다. [사진 틱톡 화면 캡처]

미디어매터스에 따르면, 틱톡에서는 ‘중국 정부가 인구 조절을 위해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같은 음모론을 담은 영상들이 '좋아요'를 수천 개씩 받으며 급속히 퍼지고 있다. 빌 게이츠는 아내와 함께 설립한 자선 재단을 통해 글로벌 전염병 퇴치를 위한 백신 개발에 수 조원을 투자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음모론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퍼진다. 자신이 우한시에 갇혀 있는데 사람들이 죽어간다고 주장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영상이나, 우한 시민과의 통화라고 주장하며 올라온 음성 파일 등이다.

틱톡, ‘신고’ 기능 급히 추가 

틱톡은 서둘러 대응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틱톡은 자사 영문 홈페이지에 새로운 가짜 정보 대응 정책을 공지했다. 거짓 정보를 담은 영상을 발견한 사용자가 이를 즉시 신고할 수 있는 버튼을 앱 안에 만들었다는 것. 개별 콘텐트 뿐 아니라 계정 전체를 허위 정보 유포로 신고할 수 있다.

틱톡에 새로 추가된 '거짓 정보 즉시 신고' 기능 [사진 틱톡 공식 홈페이지]

틱톡에 새로 추가된 '거짓 정보 즉시 신고' 기능 [사진 틱톡 공식 홈페이지]

회사는 또한 제3의 기관에 사실확인(팩트체크)을 받아 틱톡 내의 가짜 정보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팩트체크 기관의 예로는 미국의 대표적 언론 연구기관인 포인터 연구소를 들었다.

틱톡은 앞서 지난 9일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새로 공지했었다. 혐오 콘텐츠나 인신매매 같은 인류에 반하는 영상, 사회 안전을 해치는 가짜 정보를 삭제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우한폐렴 음모론의 확산을 막을 수 없자 추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중국에선 ‘힘내세요’ 영상 인기

틱톡은 중국에서 접속할 수 없다. 바이트댄스는 같은 기능의 중국 전용 앱 ‘도우인(Douyin)’을 운영한다. 도우인에서는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 관련해 정보 제공이나 응원 같은 콘텐트가 주로 올라오고 있다. 회사는 앱에 바이러스 증상과 대응을 설명하는 #Fight Pneumonia 페이지를 따로 열었다.

중국용 틱톡 '도우인'에서 진행하는 응원 이벤트(왼쪽)와 바이러스 정보 페이지(오른쪽)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용 틱톡 '도우인'에서 진행하는 응원 이벤트(왼쪽)와 바이러스 정보 페이지(오른쪽) [사진 트위터 캡처]

질병과 싸우는 우한 시민과 의료진을 응원하는 ‘jiayou(찌아요·加油·힘내라)’ 응원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중국 유명 연예인들과 소셜 인플루언서들이 ‘찌아요’를 외치는 영상을 도우인에 올리고 있다.

전 세계 SNS들, 허위 정보에 비상

한편 구글ㆍ페이스북ㆍ트위터 같은 글로벌 소셜 플랫폼들 역시 신종코로나 관련 허위 정보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7일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9가지 허위사실에 대한 게시글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특허를 비밀리에 보유하고 있다’라거나 ‘오레가노 허브 기름이 바이러스 특효약이다’는 내용 등이다.

트위터는 이용자들이 신종코로나 관련된 단어를 검색하면 해당 내용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전달하기로 했고, 유튜브는 신뢰도가 높은 출처의 콘텐츠가 먼저 보이게 하고 허위 정보는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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