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여객 60% 이상이 우리 국민...계속 낮아지는 외국인 비중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우리나라 항공여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일보]

지난해 우리나라 항공여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일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항공 여객이 일본과 홍콩 노선의 여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치인 1억 2337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5% 늘어난 수치로 국제선 여객이 9039만명, 국내선이 3298만명이었다.

작년 항공여객, 역대 최고 1억2300만명 #국제선 9000만 중 우리 국민이 60% 넘어 #외국인 입국객은 10년전보다 오히려 줄어 #항공화물 운송실적도 지난해보다 4%하락 #전문가 "외국인 입국객 유치 위한 대책과 #항공 노선 다변화 등 경쟁력 강화 필요" #

 하지만 국제선 여객 가운데 60% 이상이 우리 해외여행객(아웃바운드)으로 외국인 입국객(인바운드) 비중은 40%에 채 못 미쳤다. 외국인 입국객 비중은 10년 전보다 7%p나 하락했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 항공운송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은 2018년에 비해 각각 5.2%와 4.4%가 증가했다. 일본과 홍콩 노선의 여객은 줄었지만, 중국과 아시아 등 다른 노선에서 승객이 늘었다. 일본은 전년 대비 11.6%, 홍콩은 10.4%가 각각 감소했다.

 반면 중국(14.4%), 아시아(11.6%), 유럽(9.4%) 노선의 증가세가 컸다. 김기대 국토부 항공정책과장은 "노선 다변화와 내·외국인 여행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항공 여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료 국토교통부]

 항공사별로 국적 항공사의 점유율은 66.9%로 전년도(68.5%)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이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의 점유율은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여객 분포 등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 항공산업의 사정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우선 국제선 여객 중에서 우리 국민, 즉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국내 출·입국객 10명 중 6명이 이상이 우리 국민이라는 의미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입국객 비중은 38%가 채 안 된다. 이는 10년 전인 2009년 45.2%에서 많이 떨어진 수치다. 관광수지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국토부도 청주공항 등을 인바운드 유치 시범공항으로 지정해 외국인 입국객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공항과 지자체가 연계한 차별화된 관광상품 등을 만들 계획이다.

국내 출입국객 10명 중 6명 이상이 우리 국민으로 외국인 입국객 비중은 40%에도 못 미친다. [연합뉴스]

국내 출입국객 10명 중 6명 이상이 우리 국민으로 외국인 입국객 비중은 40%에도 못 미친다. [연합뉴스]

 항공화물 운송 규모가 떨어진 것도 우려할 부분이다. 항공화물은 2018년 444만톤에서 지난해에는 427만톤으로 3.7% 줄었다. 아시아(1.1%)를 제외한 중국(-1%), 일본(-17.3%), 미주(-5.5%) 등 전 지역의 국제화물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량 감소 영향으로 반도체·휴대전화 등 IT 제품의 운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 분석이다. 갈수록 나빠지는 항공시장 여건 속에서 항공화물마저 줄어들 경우 국내 항공사들, 특히 화물 운송 비중이 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항공사들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해외여행객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상황에서 탈피해 외국인 입국객을 대폭 늘려야 항공시장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며 "화물 분야에서도 노선 다변화 등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김이탁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새 시장 개척, 외국인 관광객 신규 수요 유치 등으로 항공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