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턴 주장 사실 아니다"…증인 채택에도 부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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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지난 2018년 8월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지난 2018년 8월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발언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싸고 계속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연계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존 볼턴에게 어떤 말도 한 적 없다"며 결백을 재차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 볼턴이 3월 출간할 회고록에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8월 볼턴 전 보좌관에게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에 협력할 때까지 원조를 계속 보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회고록 원고에 담겼다는 것이다.

NYT는 회고록 원고를 직접 인용하지 않고, 미리 원고를 봤다는 인사들을 인용해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의 참모인 세라 틴슬리는 "보좌관이 국가안보위원회(NSC)가 원고를 검토할 수 있도록 몇주 전 원고 출력물을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NSC 대변인은 "볼턴의 원고는 출간 전 검토를 위해 NSC에 제출됐으며 현재 초기 검토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NSC 외에는 백악관의 어떤 요원도 원고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첫 보도 후 "나는 바이든 부자를 포함해 민주당원 조사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연계하라고 존 볼턴에게 결코 말하지 않았다"고 한 차례 반박했다. 그러면서 "존 볼턴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건 단지 책을 팔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도 기자들 앞에서 "(볼턴이 쓴 책의) 원고를 본 적이 없다"며 거듭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말한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원조를 고리로 정적 비리 수사를 압박했다며 권력남용 혐의로 탄핵 소추에 나선 상태다.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 원고에 적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

민주당은 볼턴 전 보좌관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요구에 어떤 대가성도 없었다"며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도 민주당이 하원에서 증인 채택을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상원에서는 4표가 부족해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

볼턴 전 보좌관이 증인으로 상원에 출석한다면 회고록에 담긴 내용을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의회가 소환장을 보낸다면 그에 응해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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