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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육군, 유럽 대이동 시작···상반기 한국에 신경 쓸 여유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육군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독일 등서 열리는 ‘디펜더 2020’ 위해 미 육군 2만명 유럽으로 #상반기 육군 역량 유럽에 집중, 한국과 연합 훈련 여유 없어

미국 육군이 리투아니아에 보관 중인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등 기갑 장비. [사진 미 육군]

미국 육군이 리투아니아에 보관 중인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등 기갑 장비. [사진 미 육군]

미 육군은 23일(현지시간) ‘디펜더(방어자) 2020’에 참가하는 장비의 수송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텍사스주의 포트 후드, 텍사스ㆍ뉴멕시코주의 포트 블리스, 조지아주의 포트 스튜어트 등 미 육군 기지가 분주히 움직였다. 각각 제1 기병사단, 제1 기갑사단, 제3 보병사단의 주둔지다.

‘디펜더 2020’은 1991년 냉전이 끝난 뒤 유럽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연합 훈련이다. 미 육군만 2만명이 미 본토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뒤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17개국의 병력과 함께 훈련을 벌인다. 냉전 때 소련의 침공으로부터 유럽을 지키는 역량을 길렀던 연합 훈련인 리포저(Reforger)와 거의 맞먹는 규모다. 미국은 ‘디펜더 2020’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벌일 경우 현재 병력과 장비로 방어가 가능한 지를 점검할 방침이다.

‘디펜더 2020’의 훈련 장소는 독일, 폴란드, 발틱 3국 등이다. 기간은 4~5월이다. 모두 2만여 대의 각종 장비가 미 본토에서 유럽으로 옮겨진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수송 작업에 들어갔고, 이동만 두 달 정도 걸린다. 2~7월 사이 미 본토의 주요 기갑부대가 미 본토를 비운다는 뜻이다. 올 상반기 미 육군은 역량을 유럽에 집중하기 때문에 한국과 연합훈련을 할 여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 미 육군이 밝힌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 계획엔 한국이 빠졌다. 한ㆍ미는 매년 봄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FE)’을 열었지만, 2018년 3월 이를 폐지했다. 북ㆍ미 비핵화 협상을 고려해 북한을 자극하는 대규모 훈련을 없앤 것이다. 한ㆍ미는 올해도 한반도에선 최대 대대급 규모의 연합훈련을 이어간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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