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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이어 도요타도 ‘하늘’에 승부수…美스타트업 4500억 투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요타가 투자를 결정한 e-VTOL 스타트업 조비애비에이션이 개발 중인 기체. [사진 조비애비에이션]

도요타가 투자를 결정한 e-VTOL 스타트업 조비애비에이션이 개발 중인 기체. [사진 조비애비에이션]

‘하늘’을 둘러싼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도요타가 미국의 대표적인 e-VTOL(헬기와 드론을 결합한 형태의 전기차 기반 수직이착륙기) 스타트업인 조비애비에이션에 3억9400만 달러(약 4570억원)를 투자했다고 16일 발표했다.

노하우 공유…e-VTOL 양산 조기화 #'스마트시티' 지어 테스트베드로 활용 #"2040년까지 1700조대 시장 열려" #제트기 개발 경험한 혼다는 부정적 # #

앞서 지난 6일 현대자동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우버와 손잡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독일의 벤츠(다임러AG)는 볼로콥터, 포르셰는 보잉과 협업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해 조비에이션에 대한 출자를 완료했다. 앞으로 두 회사는 e-VTOL 생산기술과 전동화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기체 양산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도요타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시티’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도요타는 시즈오카현 동부 스소노시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고 내년부터 71만㎡ 규모의 ‘우븐 시티(Wooven city)’라는 미래도시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사장은 지난 6일 CES에서 “제로인 상태에서 거리를 만드는 것은 장래 기술개발을 항해 매우 유니크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반시설 등 모든 것이 최적화된 환경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꿈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UAM 시대를 서두르는 것은 무엇보다 시장성이다. 세계적인 대도시 인구집중 현상에 따라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전 세계에서 관련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달러(약 174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일본 정부 예산의 1.6배 수준이다.

e-VTOL은 활주로가 불필요한 데다가 전기 충전 방식의 친환경 기체라는 점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또 전기차 기술 등 기본적으로 자동차 메이커와 잘 결합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막대한 개발비와 현재 백지 상태인 교통 규제 등은 한계로 거론된다. 도요타와 달리 혼다가 e-VTOL이 아닌 소형제트기 사업에 천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5년 양산을 시작한 혼다의 소형제트기는 2018년까지 2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다. 하지만 10억 달러(약 1조1610억원)에 이르는 개발비 등 때문에 여전히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치고 다카히로(八郷隆弘) 혼다 사장은 CES에서 “제트기로도 아직 수익화는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며 e-VTOL 개발 및 양산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7월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혼다의 소형제트기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기체 조립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7월 30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혼다의 소형제트기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기체 조립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정체하는 등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 ‘하늘’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희망일 수밖에 없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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