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폄훼’ 비판에 또 혐오 표현…한국당 “마음 삐뚤어진게 장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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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 [연합뉴스, 중앙포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 [연합뉴스,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이를 비판하기 위해 또다시 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치권의 인권감수성 결여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용찬 한국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장애인은 선천적으로 의지가 약하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뼛속까지 장애인 비하가 몸에 밴 것”이라며 “아무리 인재영입을 한들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장애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하고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표현은 다음에 등장한다. 박 대변인은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며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며 끝을 맺었다.

장애인을 비하한 이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는 논평에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과 장애인을 등치해 또다시 비하 표현을 사용한 셈이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날 이 대표와 박 대변인의 발언을 지적하는 성명을 연달아 내고 “이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을 비판한다면서 장애인 차별 발언으로 마무리한 한국당도 장애인 차별 발언을 제발 멈추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형식적인 장애인인권교육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을 받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한국당은 해당 논평이 나온 뒤 두 시간여 만에 문제 부분을 삭제한 뒤 논평을 다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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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서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어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고 발언해 논란을 자처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이 대표는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했는데 이런 인용 자체가 많은 장애인분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 장애인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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