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10m짜리 파도 맞는 게 낫다…숨어지내다 배나 탔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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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수원=최승식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수원=최승식 기자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게 폭언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당사자인 이 센터장이 귀국 후 입장을 밝혔다.

이 센터장은 한 달 동안 해군 순항훈련에 참여한 뒤 15일 귀국해 MBC와 가진 인터뷰에서 “바다에 있을 때가 그래도 좋았다”며 “10m짜리 파도를 맞는 게 낫다”는 심경을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 센터장은 “어디서 숨어 지내다가 배나 태워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보도는 귀국이 임박해서야 접했다며 이번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해군 관계자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함정 근무할 때에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며 “연해에 와서 (인터넷이) 터지기 시작하니까 (소식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령님이 보여주셔서 제가 ‘저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유 의료원장이 과거 이 센터장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 등 욕설하는 녹음파일이 보도돼 파문이 일었다.

또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센터장과 아주대가 겪은 갈등들이 알려지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 파면’과 ‘이국종 외상치료 전문병원 설립’을 요구하는 청원들이 등록되는 등 논란이 확산했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 진해군항으로 귀국한 이 센터장은 귀국 행사에 불참한 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만나 환담했다.

이후 이 센터장의 구체적인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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