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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가안보보좌관 "北에 '스톡홀름에서 협상 계속하자' 제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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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AP=연합뉴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AP=연합뉴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앞서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생일 축하 친서를 직접 전달받았다. 북·미 대화 재개는 미국이 우리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브라이언의 발언은 지난 10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 12일 뒤늦게 공개된 것이지만 친서 전달을 통해 협상 재개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北 정상궤도 복귀, 비핵화 약속 이행하자" #"다양한 경로로 의사 알려" 친서 전달 확인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10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과 접촉해 10월 초에 마지막으로 (실무협상을) 했던 스톡홀름에서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의사 전달 경로를 친서라고 밝히는 대신 "우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들에게 알렸다"며 "우리는 그들이 협상의 정상 궤도로 복귀하고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 국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 회의를 했다. [사진 미 NSC 트위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 국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 회의를 했다. [사진 미 NSC 트위터]

'다양한 경로'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 자리에 나타나 "김 위원장 생일 덕담을 하며, 그 메시지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한 것도 포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에 9일 긴급통지문을 통해 김 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와 함께 대화 재개 메시지를 전달했다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란 핀잔을 들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또 많은 전문가들이 핵실험 재개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직 전달되지 않은 사실에 신중하게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보낼 선물이 꽃병일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며 "우리는 아직 꽃병이든 다른 어떤 종류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받지 못했고 그건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알듯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 것이란 얘기를 들었지만 선물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나는 이것이 고무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렇다고 이것이 우리가 향후 어떤 종류의 시험을 보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유보적인 발언도 덧붙였다.

악시오스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생일 메시지를 보내는 등 따뜻한 개인적 관계에 의지하려고 애쓰지만 북한은 트럼프의 구애가 그들의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의 전임자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최근 악시오스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야욕을 저지하는 데 대해 허세를 부리고 있지만 그 정책이 심하게 실패했음을 공개 시인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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