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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정신은 정의롭고 깨끗”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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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호 21면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
박정자 지음
기파랑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이기심 덕분이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압축하는 이 말은 시장경제 주창자인 애덤 스미스가 쓴 『국부론』에 나온다. 상명대 명예교수인 지은이는 사적 이기심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열심히 일해서 가족과 사회의 부를 일구는 자본주의 정신이야말로 정의롭고 깨끗한 이념이라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한국 사회가 거의 침체에 이를 정도로 자본주의 활기가 사라지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으려 자본주의는 물론 이에 닿아있는 보수주의도 함께 공부해 쉽게 풀어냈다.

지은이는 보수주의에 대해 “인간의 불완전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겸손한 이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보수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 혁명에 대한 고찰』을 읽은 결과다. 불완전한 인간이 오랫동안 조금씩 지혜를 모아 현재의 제도를 만들었는데 이를 한꺼번에 무너뜨리자는 혁명론은 오만이자 제멋대로 하는 생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에서 공짜 돈을 받아 좋다는 젊은이들에게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년)의 『노예의 길』을 권한다.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며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하이에크는 공짜가 나태함을 불러 사람을 낙오자로 만들 수 있다며 온정주의의 폐해를 주장한다.

지은이는 무엇보다 개인을 강조하며 전체주의적 성향을 경계한다.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근대적 개인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지은이가 ‘보이지 않는 권위’에 이끌리지 않고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개인의 회복을 유난히 강조하는 이유다.

채인택 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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