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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군기지 하나 완전 파괴했다, 사망자만 80명" 주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이란의 미사일. 이제 확전 여부는 미군 사상자에 달렸다. [AFP=연합뉴스]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이란의 미사일. 이제 확전 여부는 미군 사상자에 달렸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확산 여부를 결정할 주요 변수는 미군 사상자 발생 여부 및 규모다. 이란이 8일(현지시간) 새벽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라크 미군 기지 중 하나인 아인 알 아사드에만 약 1500명이 넘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측의 주장은 엇갈린다. 이란 국영방송은 8일 “기지 하나를 완전히 파괴했다”며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음을 암시했다. 국영방송은 이어 "사망자만 80명"이라는 보도도 내보냈다. 미사일 공격 직후 트위터에서도 “미군이 20명 이상 사망했다”는 내용도 떠돌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방부ㆍ국무부의 보고를 받은 직후 트윗을 올려 “모두 괜찮다” “지금까진 상황 괜찮다”고 밝혔다. 미군 사상자 규모가 심각했으면 올릴 수 없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 후 첫 반응을 트위터로 내놨다. "괜찮다!"고 시작하는 내용.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 후 첫 반응을 트위터로 내놨다. "괜찮다!"고 시작하는 내용. [트위터 캡처]

미국은 현재 구체적 사상자 및 피해 규모 집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이 8일 자정을 넘겼다는 점에서 업무시간 전까지인 앞으로 수시간 동안은 구체적 수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은 익명의 당국자들을 통해 자국 매체들에 인명 피해는 심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 작전 이후, 이라크 주둔 기지의 미군 보호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이들을 인용해 8일 “아직 미국인 아무도 피를 흘리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국방부인 펜타곤 당국자는 미국 언론에 “그간 (미)군 (이라크 현지) 병력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이라크 기지도 높은 수준의 대비 태세를 갖춰왔다”고 밝혔다. 펜타곤이 언급한 ‘적절한 조치’는 벙커 대피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확전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현재로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NYT는 이란 혁명수비대 사정에 정통한 인물 두 명을 인용해 “미국이 공격하지 않으면 이란 역시 긴장완화(de-escalation)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또 반격을 한다면 이란은 최소한 국지도발(limited conflict)을 준비하고 있다”고 썼다.

국제 분쟁 전문가인 세바스티안 로블린은 미국 포브스 7일(현지시간)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반격을 할 경우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인 토마호크나 재즘(JASSM)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 부대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반격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란이 또 반격을 한다면 양국간 대규모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수진ㆍ황수연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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