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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사고사망자 12% 줄었지만…여전히 하루 2명 이상 숨진다

중앙일보

입력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운구행렬이 지난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제를 마친 뒤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는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뉴스1]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24) 씨의 운구행렬이 지난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제를 마친 뒤 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는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뉴스1]

지난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855명으로 집계됐다.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그러나 1년 365일 기준으로 여전히 하루 평균 2명 이상(2.34명)이 산재 사고로 숨졌다. 정부는 산재 사고가 잦은 건설업과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855명으로 전년 대비 11.9% 줄었다. 산재 사망자 감소율은 2001년 7.7%에서 2005년 8.5%, 2014년 8.9%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사고 사망자는 업종 전반에서 두루 감소했다. 건설업은 2018년 485명에서 지난해 428명으로, 제조업은 217명에서 206명으로 감소했다. 건설·제조업을 뺀 기타 업종 사고 사망자도 같은 기간 269명에서 221명으로 줄었다.

건설업은 중·소규모(3∼120억원) 건설 현장을 비롯해 전체 공사 규모에서 사망자가 줄었다. 건설업 사망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추락과 부딪힘에서 각각 25명, 19명이 줄었다. 다만 제조업 사업장 사고 사망자 감소세는 미미했다. 종사자 50인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고 사망자가 9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타 업종에선 운수‧창고‧통신업(-21명), 건물 관리업(-12명) 등이 사고 사망자 감소세를 이끌었다.

임영미 고용부 산재예방정책과장은 "대형 물류업체에 대한 특별 감독을 하고 도심지 제한 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낮춰 교통사고가 줄어든 것이 운수업 사고 사망자가 줄어든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올해에는 사고사가 잦은 건설업·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관리 감독을 집중할 계획이다. 감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업장에 알리지 않고 실시하는 '미스터리 산재 감독'도 실시키로 했다.

특히 사망자가 크게 줄지 않은 제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정부는 건설업 3만개, 제조업 6000개 사업장에 대해 현장 순찰을 했지만, 올해에는 순찰 대상을 건설업 3만개, 제조업 3만개 사업장으로 넓혔다. 제조업은 컨베이어벨트·프레스·파쇄기 등 고위험 기계 사용이 잦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방호 조치나 노동자 안전 절차 인지 여부 등도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다만 자금 사정이 열악한 영세 소규모 사업장은 자율 개선토록 했다. 또 이들에 대해서는 국가 예산을 들여 추락 방지 매트, 작업 발판 등 안전 장비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산재 사고 사망자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한 해 800여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원청 책임을 대폭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올해 현장에 잘 정착하면 사망 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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