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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총장 “등록금 인상 허용해 달라”에 교육부 ‘불가’ 방침 고수

중앙일보

입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인 김인철(오른쪽) 한국외대 총장이 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사총협 2020년 신년하례식 및 제1차 회장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인 김인철(오른쪽) 한국외대 총장이 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사총협 2020년 신년하례식 및 제1차 회장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달라는 사립대 총장들의 요구를 교육부가 거절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게 이유다.

사립대는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교육부의 반대와 학생들의 반발로 실제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년제 사립대 총장 모임인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서 신년하례식 겸 1차 회장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11월 정기총회에서 공동결의했던 등록금 인상 요구를 다시 논의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올해 기준에서 1.95%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시작된 2009년 이후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거의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4년제 대학(196곳) 중에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5곳에 그쳤다. 174곳은 등록금을 동결했고, 17곳은 오히려 인하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7일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등록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5일 박 차관이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하는 모습. [뉴스1]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7일 사립대총장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등록금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5일 박 차관이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하는 모습. [뉴스1]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때문이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 유형(대학이 자체 기준으로 선발하는 국가장학금)을 지원해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막고 있다. 이런 정책 제재를 완화해 고등교육법이 허락하는 수준으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게 해달라는 게 사총협 주장이다.

하지만 박 차관은 “아직은 등록금을 인상할 때가 아니다”며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에 대한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올해 고등교육 예산이 전년 대비 약 8000억원 늘어나는 등 고등교육 재정 확충에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가장학금Ⅱ 유형 참여 조건 중 교내장학금 부분은 점진적으로 완화할 방침을 밝혔다. 현재 대학들이 국가장학금Ⅱ유형에 참여하려면 교내 장학금 규모를 유지‧확충해야 한다. 학부 등록금 수입 대비 교내장학금 비율이 전국 사립대 평균(19.5%)보다 높은 대학들도 이 규정 때문에 교내 장학금을 줄일 수가 없었다.

박 차관은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배분할 때 교내장학금 비율이 높은 대학에 더 배분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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