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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할인’ 아닌 ‘반값 할인’ 묘수 나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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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위성욱 기자 중앙일보 부산총국장
위성욱 부산총국장

위성욱 부산총국장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로로 불리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통행료가 올해부터 일부 인하됐다. ‘통행료 월 300만원’이라는 논란이 표면화된 지 1년여만이다. 그러나 통행료 할인율이 당초 요구한 ‘반값’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또 대형 이상 화물차만 일부 가격이 내린 것이어서 승용차 등 다른 차종 운전자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태다.

거가대교는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 8.2㎞의 왕복 4차로다. 2010년 12월 14일 민간자본 1조4397억원과 국비와 지방비 등 8788억원 등 총 2조 3185억원을 들여 개통했다. 다리가 개통하면서 부산~거제 운행구간이 140㎞에서 60㎞로 줄고, 통행 시간도 통영을 경유하지 않아도 되면서 승용차 기준으로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줄었다. 그래서 개통 초기만 해도 기름값 등 물류비 절감 효과가 기대됐으나 실상은 달랐다. 비싼 통행료로 인해 운전자 부담이 커지면서 불만이 커졌다.

‘통행료 반값 인하’ 요구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당시 화물차 피해 사례가 적극적으로 부각됐다. 한 달에 평균 200만~300만 원대의 통행료를 내야 하는 화물차주들의 하소연이 잇따랐다. 11톤 트럭으로 부산에서 거제로 자재 납품을 다니는 진모(50)씨는 “고작 8.2㎞를 오가는 비용(6만원)이 서울까지 400㎞를 가는 고속도로 비용(4만원)보다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값 인하 여론이 높아지면서 경남도와 부산시 등이 나섰다. 그 결과 거가대교 관리운영권자인 ‘GK해상도로’와 협의 끝에 올해부터 대형 화물차는 당초 2만5000원에서 2만원, 특대형 차종은 3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5000원씩 내리게 됐다. 하지만 다른 차종은 대상에서 빠졌다. 거가대교는 편도기준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원, 중형차 1만5000원을 받는다. 전국 고속도로를 포함한 유료도로 중 가장 비싸다. 민자도로 중 가장 비싼 인천대교(19.2㎞)의 경우 소형차는 편도 5500원인데 거가대교는 1만원이다. 다른 차종으로 할인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는 이유다.

다음 달쯤에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와 관련한 용역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경남도·부산시·거제시, GK 해상도로 등이 머리를 맞대 통행료 경감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반쪽 할인’이 아닌 ‘반값 할인’이 될 수 있는 묘수가 나오길 기대한다.

위성욱 부산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