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이라 불리는 81세 지도자 눈물에···이란, 美 복수 외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6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이례적으로 눈물을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6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이례적으로 눈물을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에서 신(神)으로 통하는 최고지도자가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였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대학교에서 치러진 가섬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장례식에서 울먹였고, 이 장면은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제거된 직후 긴급 성명을 내고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던 인물이다. 이날 그가 흘린 눈물은 이란 국민을 위무하면서 미국에 보내는 경고를 담은 다각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6일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을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를 꽉 메운 추모 인파. [로이터=연합뉴스]

6일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을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를 꽉 메운 추모 인파.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만 81세인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현재까지 최고지도자로 카리스마있는 모습만을 보여왔다. 그는 6일 이란 국회의장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 사법부 및 솔레이마니 후임인 이스마일 가니 사령관 앞에서 장례식을 대표로 진행했다. 그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과 추모 기도문을 낭송하다 잠시 멈추며 훌쩍였다. 이어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 국영방송 카메라는 하메네이가 눈물을 보이자 클로즈업을 하며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란은 신정일치 체제로, 최고지도자는 신격화된 지위를 누린다. 입법부ㆍ사법부ㆍ행정부 위에 군림하며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군 사령관 임명 및 대통령 인준 등의 임명권도 쥐고 있다. 종신직이다.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이미 그 전인 81년 대통령으로 선출돼 이란의 3~4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관을 바라보며 침통해하는 이란 지도부. [EPA=연합뉴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관을 바라보며 침통해하는 이란 지도부. [EPA=연합뉴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하메네이의 눈물을 두고 “상당히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그와 함께 이란 최고위 인사들의 강렬한 감정 상태도 함께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례식을 맞아 테헤란에는 추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국영방송은 “수백만은 돼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은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들고 미국에 대한 복수 구호를 외쳤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