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타고 있는 호주 산불이 수그러들지 않자 호주방위군(ADF)이 군함을 동원해 남동부 해안에 고립된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고 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이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이날 호주 해군은 군함 두 대를 이용해 말라쿠타에 사는 주민 1천여 명을 산불로부터 떨어져 있는 빅토리아주 남부 웨스턴포트로 대피시키는 작업을 시작했다.
산불로 육로가 모두 막혀 바다 외에는 마을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빅토리아 주 정부도 대피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말라쿠타를 포함해 6개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주민들은 군인들의 안내를 받으며 보트와 수륙양용차에 탄 뒤 해안에 정박 중인 군함으로 이동했다. 간단한 옷가지만 챙기고 나온 주민들은 군함으로 이동하는 동안 자신들이 거주했던 마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현재 말라쿠타 해안에 흩어져 사는 주민과 외부에서 들어온 관광객 등 4천여 명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드루 콘스탄스 뉴사우스웨일스 주 교통부 장관은 "엄청난 '찜통'이 될 것"이라고 현지 매체에 경고했다.
이번 산불로 벌써 18명의 숨지고 약 4만9000㎢에 달한다. 또 화재지역에 서식하는 동물 수억 마리의 생명도 위협받고 있다.
호주 정부는 산불사태는 이번 주말을 전후로 최악의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