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 3호 “애국가 4절 좋아한다”는 4성장군 출신 김병주

중앙일보

입력

민주당이 3호 인재로 영입한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3호 인재로 영입한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호 인재’로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58)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영입했다고 2일 밝혔다. 여성·장애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 20대 청년인 원종건씨에 이어 한·미동맹을 이끈 외교안보 전문가를 영입하며 민주당의 약점을 메꿔나가는 모양새다.

영입 인재 1·2호가 사연과 스토리텔링에 방점을 찍은 인물이었다면 김 전 부사령관은 당 전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 영입에 해당한다. 김 전 부사령관은 이날 오전 영입 기자회견에서 “튼튼한 안보와 강한 군대는 군의 국방력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정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제가 정치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단 한가지 이유 역시 더 강한 대한민국과 튼튼한 안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사령관은 경북 예천 출신으로 강원 강릉고와 육군사관학교(40기)를 거쳐 40년 간 군인으로 복무했다. 미사일사령관과 육군 제3군단장을 거쳐 국군과 주한미군 연합군을 지휘하는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특히 김 전 부사령관은 최초의 미사일사령부 출신 대장이자, 문재인 정부의 첫 대장 승진자다.

2018년 1월 김병주(오른쪽 첫째) 당시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빈센트 브룩스(오른쪽 둘째) 주한미군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이 민주평통 주최 특별강연에 참석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중앙포토]

2018년 1월 김병주(오른쪽 첫째) 당시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빈센트 브룩스(오른쪽 둘째) 주한미군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이 민주평통 주최 특별강연에 참석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중앙포토]

민주당은 김 전 부사령관에 대해 "명실공히 한·미동맹 최고의 전문가"라며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어가는 데 있어 21대 국회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부사령관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재직 당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겸 한미연합사 사령관)과 호형호제한 사이였다고 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정계 입문을 앞둔 김 전 부사령관에게 "병주 아우 축하해요. 행운을 빕니다. 김병주 대장은 용기와 선견지명이 필요한 이 중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내용의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김 전 부사령관은 “애국가 4절(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을 가장 좋아한다”며 “국민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하는 평화롭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충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감성·스토리 아닌 '실무 전문가'형 인재 

인재영입위 내부적으론 김 전 부사령관 영입을 확정한 뒤에도 발표 시기를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김 전 부사령관을 3호 인재로 내세운 것은 1·2호 인재와는 다른 유형의 전문가를 앞세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갈등이 고조되는 북·미 관계, 한반도 평화 체제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당 안팎의 평가다.

실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상황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갈등이 계속되는 데다 남북 관계 역시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동맹 역시 긴장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남북관계와 한·미, 북·미관계 모두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김 전 부사령관 영입 발표는 그 자체만으로도 민주당이 외교안보 문제 해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인재 조감도'  

민주당이 지금까지 영입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인재영입위원회가 꿈꾸는 ‘인재 조감도’가 그려진다. 앞서 이해찬 당 대표가 밝힌 인재 영입 테마는 크게 세 가지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왼쪽)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과 2호인 원종건 씨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왼쪽)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과 2호인 원종건 씨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김경록 기자

우선 청년·장애인·여성 등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정치에 소외된 계층이다. 발레리나를 꿈꾸던 여성 장애인인 1호 인재 최혜영 교수, 시·청각 장애인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27살 청년 원종건씨 모두 이런 케이스에 해당한다. 민주당은 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난 최 교수를 앞세워 ‘희망’을 이야기했다. 원씨는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돌아선 20·30대의 마음을 되돌리는 ‘청년 공감 정치’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영입 대상으론 각종 전문가 집단이 있다. 민주당은 특히 4차 산업혁명 인재와 경제·외교안보 전문가를 영입 대상으로 꼽은 바 있다. 안보 전문가인 김 전 부사령관이 민주당에 합류하면서 향후 영입될 인재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분야 전문가와 ‘공정 경제’ 기조에 부합하는 전문가가 우선 손꼽힌다.

마지막으론 독립 운동가와 국가 유공자 후손이 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 관계자는 “청년과 여성 장애인, 소외계층, 각 분야 전문가 등 테마에 맞춰 영입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영입 발표할 인재들의 면면을 보면 당 차원의 일관된 기조와 희망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