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급락하더니 오를 땐 찔끔…7.7% 오른 올해 코스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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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

2019 증시 폐장

올해 국내 증시가 받아든 성적표다.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 지수는 2197.67로 한 해를 마쳤다. 지난해 폐장일(2041.04)보다 7.67% 올랐다.

코스피는 1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부침이 심했다. 연초 분위기는 괜찮았다. 지난 1월 2일 2010으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4월 13일 장중 2252.05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탔다.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시사,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낙관론 확산 등으로 2300선 탈환 초읽기에 들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코스피는 미끄러지길 거듭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세계 경기침체 우려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진 탓이다. 8월 6일엔 코스피가 장중 1891.81로 곤두박질쳤다. 1900선이 깨진 건 2016년 6월 이후 3년 만이었다. 연말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22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끝내 안착엔 실패했다.

2019년 증권·파생상품시장 마감일인 30일 한국거래소 부산본사에서 각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장식이 열렸다. [사진 한국거래소]

2019년 증권·파생상품시장 마감일인 30일 한국거래소 부산본사에서 각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장식이 열렸다. [사진 한국거래소]

이와 달리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3대 지수(다우존스·나스닥·S&P500)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29.2%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나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20% 안팎 상승했다. 주가 상승률 기준으로 한국(코스피)은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주요 91개 지수 가운데 56위(26일 기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오를 땐 덜 오르고 떨어질 땐 더 떨어진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삼성전자 44% 상승 

시가총액은 1476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2조원 불어났다. 코스피에서 대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11.7%, 4.3% 늘었고, 중형주는 5.6%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대형주 중심으로 시가총액이 늘었는데,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총 증가분의 77.3%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5만58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한 해 동안 44%나 뛰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급등하며 신고가에 근접했지만 두 종목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종목이 드물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서비스업이 각각 39.9%, 12.9% 오른 반면, 전기·가스와 건설업은 16% 넘게 하락했다.

그나마 주가를 떠받친 건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였다. 올해 8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5조7000억원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1조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인은 11조8000억원가량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 성적표는 부진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669.83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675.65)보다 0.86% 하락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지난 4월 15일 770.66을 기록하며 800선 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8월 540.83까지 고꾸라졌다. 4개월여 만에 30%가량 떨어진 셈이다. 시가총액은 24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7% 늘었다.

이날을 끝으로 2019년 한국의 증권·파생상품 시장은 문을 닫았다. 31일은 쉬고 내년 1월 2일 오전 10시 다시 문을 연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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