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발언 중인데 "기자단 나가달라" 日 큰소리…외교결례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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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한일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 도중 일본 측이 취재진을 내보내는 등 외교 결례를 범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해당 상황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우리 뜻을 전달했다"며 "일본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경위를 알아봐서 추가로 해명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아베신조 총리는 24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15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먼저 아베 총리가 모두발언했고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 도중 일본 측 관계자가 소란을 일으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

문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상생 번영의 동반자이고, 잠시 불편할 수는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발언하는 중 일본 측 관계자가 갑자기 “기자단은 나가달라”고 외쳤다.

다음 말을 이어 가려다 일본 측의 돌발 발언에 놀란 문 대통령은 발언을 잠시 중단한 뒤 일본 측 관계자를 응시했다.

배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다소 황당한 표정으로 관계자를 쳐다봤다.

상대국 정상의 발언을 가로막은 것과 통상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이 끝나기 전 취재진 퇴장을 요청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데 대해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외교부는 일본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또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홍콩과 신장(新疆) 문제는 모두 중국 내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측이 발표한 데 대해서도 정확한 한국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우리 입장은 (홍콩·신장 문제 관련) 중국 측 언급이 있었고 우리는 이를 잘 들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우리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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