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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탄전야 메시지 "하느님은 최악의 인간까지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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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우리 가운데 가장 악인까지도(even the worst of us) 사랑하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성탄 전야 미사에서 아기예수 조각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성탄 전야 미사에서 아기예수 조각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성탄 축하 메시지를 던졌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오늘은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라며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일을 완전히 엉망으로 망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주님은 계속해서 여러분을 사랑하신다”고 말했다.

"남들이 베풀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베풀라" #가톨릭 성추문 의식한 듯, "아이들 사랑으로 감싸야"

교황은 또 신도들이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여 자신을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남에게 베풀기 전에 남들이 먼저 우리에게 베풀 것을 기다리지 말라. 남을 섬기기 전에 남이 먼저 우리를 존중해주기를 기다리지 말라”며 “우리가 먼저, 우리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가톨릭 교회를 들썩이게 만든 아동 성학대 문제를 의식한 듯 “아이들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하느님의 부드러운 사랑으로 감싸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교황청은 잇따르는 가톨릭 아동 성 학대 추문에 대응하기 위해, 미성년자와 취약 계층을 상대로 한 성적 학대 등 특정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바티칸의 비밀유지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미사를 집전하기 전 아기 예수 조각상을 미사에 참석한 수천 명의 신도에게 보여준 후 조각상에 입을 맞췄다. 이어 이탈리아·일본·베네수엘라·케냐·우간다·필리핀·이라크에서 온 12명이 아이들이 조각상 앞에 헌화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4일 성탄절 전야 미사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년까지 이어지는 연말 연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바티칸 시간으로 25일 낮 12시에는 성베드로대성당 발코니에서 성탄절 공식 메시지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ㆍ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를 발표한다. 이후 26일 기도회, 31일 밤에는 신년 전야 미사, 1월 1일에는 신년 미사 등을 이어간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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