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를 제거하고…탄핵잔당, 선거 치를 수 있는지 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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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27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정치행정대학 523호에서 열린 'Talk 쏘는 남자 홍준표의 Talk Show'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27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정치행정대학 523호에서 열린 'Talk 쏘는 남자 홍준표의 Talk Show'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총선을 앞두고 모두 하나가 되어도 어려운 판에 나를 제거하고 당을 더 쪼그려 트려 탄핵 잔당들이 주동이 돼 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병준 비대위원장 시절 당을 독식하기 위해 이유 없이 나를 제명한다고 해서 나를 제명하면 보수야당을 자신들이 통째로 삼킬 수 있는지 한번 지켜보자고 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모두 하나가 되어도 어려운 판에 당내 경쟁자를 제거하고, 당을 더 쪼그라트려 탄핵 잔당들이 주동이 되어 선거를 치를 수가 있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경고했다.

이어 “3당 합당 이후 한국 보수야당이 지금처럼 사분오열이 된 적이 없었는데, 또다시 당을 쪼개려고 시도한다면 이는 문재인 정권에 협조하는 반역사가 될 것”이라면서 ‘과욕은 패망을 부른다. 자중하라“고 했다.

이는 최근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전직 대표 등 거물급 인사에게 ‘험지 출마’를 권고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한국당 총선기획단의 ‘당 대표급 지도자의 전략적 지역 출마 권고’와 관련,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반발하며 권고에 불응할 뜻을 밝혔다.

김 전 지사 측은 “이번에는 일단 원내 진입하는 게 중요하다는 면에서 경남 출마를 선언했다”며 “해당 지역 민심으로 공천 여부를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늪에 빠진 당을 거대한 기중기로 끌어올리든, 아예 버리고 새로 도약하든 해야 하는데 당 지도부가 소모적인 모습으로 한 발도 미래로 못 나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혹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한국당은‘험지 출마 요구’에 불응하는 거물급 인사들을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방침은 지난 20일 한국당 시도당위원장 간담회 이후 이어진 오찬에서 “당의 입장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게 황교안 대표의 생각”이라는 박완수 사무총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구체화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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